| 사진=Y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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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 최근 개최된 한 아이돌 그룹의 공연은 소위 반토막이 났다. 인기로 따지면 상위권 그룹임에도 유료 관객은 기대치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원인 중 하나로 워너원이 꼽혔다. 워너원이 10대부터 30~40대 팬덤까지 매섭게 흡수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는 이 그룹의 공연과 대조를 이뤘다. 티켓 가격은 최고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7만7000원짜리 티켓은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2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실제 콘서트에는 ‘프로듀스101 시즌2’로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과 출연자들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8월 7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워너원의 데뷔 이벤트 ‘프리미어 쇼콘’도 예매 오픈과 동시에 2만석이 매진됐다. 업계서는 “워너원이 블랙홀 수준으로 팬덤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중소 기획사 사이에서는 위기의식이 감돌고 있다. 가수의 팬덤은 곧 수익과 직결되는 게 현실이다. 팬덤을 빼앗기면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대형 기획사는 팬덤 관리가 비교적 체계적이다. SM과 YG는 전략적 제휴 혹은 PD 영입 등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갖췄다. 중소 기획사는 자본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워너원이 활동기간이 한정된 프로젝트 그룹이고 신인이지만 데뷔 전 방송을 통해 이미 확고한 팬덤을 구축해 경쟁이 버겁다. 이미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마케팅된 워너원이 등장하면서 중소 기획사, 그 회사에 소속된 아이돌 그룹은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부동의 팬덤을 보유한 인기 상위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는 결국 한정된 시장에서 팬덤을 나눠 먹는 형국이다. 특히 워너원과 일부 타깃층이 겹치고 아직 팬덤이 굳어지지 않은 1~3년차 보이그룹에겐 치명적인 상황”이라며 “떠오르는 신성으로 주목을 받아온 보이그룹들도 속수무책으로 팬덤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