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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상반기 최고 히트 드라마였다. 시청률(닐슨코리아)은 28.1%까지 솟았다. 열풍은 중국으로도 옮겨갔다. 중국 한류는 ‘상속자들’로 재점화돼 ‘별그대’로 화력이 세졌다. ‘별그대’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조회수가 40억뷰를 넘어섰다. 천송이 옷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치맥(치킨+맥주)’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드라마가 보는 데 끝나지 않고 문화 현상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의 국가 의사 결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까지 언급됐다. ‘별그대’ 이후의 드라마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 높아졌다. ‘별그대’가 회당 3만5000달러에 판권이 팔렸는데 지금 판권 가격은 ‘별그대’의 8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 드라마 환경도 변했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트렌디 드라마와 국내에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 막장 드라마로 양분화됐다. 막장 드라마가 온 가족이 보는 주말 또는 일일 연속극 시간대까지 장악한 상황이다. 이 같은 양분화가 드라마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콜래버레이션
콜래버레이션(Collaboration·공동작업) 작업도 많았고 성과도 돋보인 해였다.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시작은 요즘 세대들의 연애 스타일을 노래한 소유와 정기고의 ‘썸’이었다. ‘썸’은 상반기 내내 가장 ‘핫’한 키워드였다. ‘썸’의 성공은 콜래버레이션의 유행으로 이어졌다. 뒤를 이어 산이와 레이나(‘한여름 밤의 꿀’), 허각과 정은지(‘이제 그만 싸우자’) NS윤지와 기리보이(‘설렘주의’), 서태지와 아이유(‘소격동’) 효린과 주영(‘지워’), 성시경과 권진아(‘잊지말기로 해’), 다이나믹듀오와 박정현(‘싱숭생숭’) 등 많은 곡이 나왔다. 특히 아이유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이유는 ‘소격동’ 외에도 ‘봄 사랑 벚꽃 말고’ ‘너의 의미’ ‘꿍따리 샤바라’ ‘애타는 마음’ ‘언제쯤이면’ ‘노래 불러줘요’ 등을 발표했다. 그녀가 참여한 곡들은 1위 또는 상위권에 랭크됐다. 김창완, 서태지, god, 윤현상, 하이포 등 세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가수들과 입을 맞추며 콜래버레이션 작업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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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예능
관찰 예능의 기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 사나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올해도 관찰 예능이 인기였다. 관찰 예능은 다큐멘터리처럼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카메라를 통해 출연진의 모습을 지켜보는 형태의 예능이다. 이를 통해 예능 대세가 된 스타도 여럿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송일국 부자, ‘진짜 사나이’의 혜리,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강남이다. 송일국의 아들 삼둥이 대한·민국·만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마스코트가 됐다. 이들의 합류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 시간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혜리와 강남은 특급 애교와 친화력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고 예능 대세가 됐다.
관찰 예능은 부작용도 없지 않다. 사적인 모습 내지 공간의 노출은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 논란 등을 일으킨다. 또 관찰 예능 특성 상 일반인이 노출될 때가 있는데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일반인의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녹화에 참여했다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방송의 재미와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 조절이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한류
중국 한류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던 해였다.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한국 콘텐츠가 인기였다. ‘상속자들’ ‘별그대’ 등으로 드라마 한류가 다시 불고 있고, 가요도 아이돌그룹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예능에 대한 중국의 수요는 폭발적이다. ‘나는 가수다’의 포맷이 수출돼 시즌 1·2 모두 평균 2%를 넘겼고-중국의 성공 기준은 시청률 1%-‘아빠 어디가’는 시즌 1·2가 평균 4%, 그리고 ‘런닝맨’도 동 시간대 1위로 승승장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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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타다. ‘1박2일’로 이름을 알렸고 ‘꽃보다’ 시리즈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삼시세끼’로 믿고 보는 PD가 됐다. 나영석 PD 얘기다. 올해 예능은 나영석으로 시작해 나영석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꽃보다 할배’로 첫 선을 보인 ‘꽃보다’ 시리즈는 누나들, 청춘들로 조합을 달리해 색다른 ‘케미’를 이끌어내며 관심을 지속시켰다. ‘삼시세끼’는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직접 일군 먹을거리로 제대로 한 끼 때우는 과정을 보여줬다. 도시와 정반대의 삶에 대한 동경과 출연진 전원생활에 아등바등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은근한 재미를 선사했다. 나영석 PD는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옮겼지만 채널의 한계를 아이템과 기획력으로 극복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1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지상파 예능을 위협했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의 공통점은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영석 PD는 혼자보다 함께 여행하고 함께 밥을 먹는 즐거움을 알게 했다. 대중이 나영석 PD를 높이 평가하는 데에는 예능에서 재미뿐 아니라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휴머니즘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역주행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봄이 되면 사랑받는 시즌 송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벚꽃엔딩’은 봄이 되면 차트에 오르는 대표적인 ‘역주행’ 곡이다. 올해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뒤늦게 관심을 받게 되는 역주행 작품들이 많았다.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의 ‘위아래’와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대표적이다. ‘위아래’는 한 네티즌이 EXID의 행사 모습을 ‘직캠’(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촬영해 블로그에 올리면서 EXID가 활동을 종료한지 3개월 만에 뒤늦게 관심을 받았다. ‘위아래’는 최근 한 음원차트에서 1위까지 차지했다. ‘님아’는 백발 노부부의 순애보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 개봉 첫 날에는 9000명도 안 들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에 역주행을 하며 개봉 15일만에 박스오피스 1위, 개봉 29일 만에 3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1위에 올랐다. 다양성 영화로 최고 흥행작인 ‘비긴 어게인’의 기록(340만명)도 넘어섰다. 30일 기준으로 370만명을 넘긴 상황. 400만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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