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타쿠야, 조용히 빛나는 日정상의 존재감

  • 등록 2014-09-23 오전 7:52:35

    수정 2014-09-23 오전 7:52:35

타쿠야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한달, 두달, 세달. 네달째 접어들었지만 그의 매력은 끝이 없다. 수줍은듯 말이 없는데, 조용히 할말은 한다. 마음이 약한듯 주장을 양보하는듯 하지만, 차분히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이젠 급기야 웃음 속에 살기를, 무표정 속에 희열을 감추는 ‘소오름’ 돋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일본 대표 청년으로 출연 중인 타쿠야의 얘기다. 의장석에서 가장 먼 구석 자리에 앉았지만 똑 같은 자리임에도 늘 방송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던 터키 청년 대표 에네스 카야와 달리 비교적 작은 몸집에 목소리도 작았던 타쿠야는 패널들 사이에서 밀려나는 듯 보였다. 화면에 잡히는 모습 또한 해맑게 웃고 있거나 상대의 말에 경청하는 훈훈한 리액션 뿐이었다. ‘독일말 나들이’, ‘터키 속담 탐구’ 등으로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술술 설명하고 유행어 제조기로 기대 이상의 자기 몫을 해내며 잡학다식함을 뽐내며 늘 한국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청년들 사이에서 타쿠야는 ‘주인공’으로 나섰던 분량이 많지 않았다.

22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어느 때보다 타쿠야의 활약이 돋보인 날이었다. 이탈리아 대표 청년인 알베르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친구인 또 다른 알베르토가 “일본 사람들은 무섭다. 화를 내도 조곤조곤 이야기하니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문을 연 덕분일까. “다른 나라에 비해 감정 표현이 적은 편”이라고 거들은 타쿠야는 이후 모든 출연진의 탐구 대상이 됐다. “지금 타쿠야는 어떤 감정인 것이냐”, “지금 무표정이지만 웃고 있는 거지?”라는 MC들의 말에 “아니요”라고 정색하는 센스로 다른 10명의 청년들에게 “타쿠야 이런 애였어?”라는 새로움을 심어주기도 했다.

타쿠야
또한 어떤 나라에서도 빠짐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주제로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던 덕분일까. 타쿠야는 일본의 대표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히는 피겨스케이팅을 예로 들어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라이벌 구도를 언급하며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이끌었다. 통산 10승 6패, 2009년 이후로는 7승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던 김연아를 일본 사람들은 질투하고 있다는 솔직한 이야기도 한국 시청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 대목이었다. 그의 허심탄회한 이야기에 MC 전현무와 유세윤, 성시경 모두 “하도 넘어지니까 안쓰러웠다”고 눙치면서도 “아사다 마오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 선수일텐데 안타까움에 늘 응원했었다”는 위로를 더해주기도 했다.

타쿠야는 어떤 ‘비정상회담’ 청년들보다 조용하지만 깊은 배려심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중국 대표 청년인 장위안과 중국, 일본 내 역사와 문화 등을 이야기하며 힘겨루기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도 타쿠야는 받아들였다. 아침밥을 차려주는 아내를 꿈꾸고 아이가 크면 캐치볼을 하며 노는 게 꿈이라는 타쿠야에게 각국의 청년들은 “꿈꾸지 말라며” 타박을 보낼만큼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타쿠야의 그런 모습을 얕보거나 쉽게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비록 방송에서 빛을 보기까지는 이야기의 주도과 탁월한 말솜씨, 순발력 있는 재치 등에 따른 편집을 이겨야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제 10명의 비정상 대표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타쿠야의 진짜 매력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