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태권도 ‘여제’ 황경선(26·고양시청)의 패배였다.
67㎏급 준결승에서 사라 스티븐슨(28·영국)을 만난 황경선은 왼발 얼굴공격으로 3점을 먼저 뽑아냈지만 바로 몸통 뒤차기와 얼굴 공격을 허용, 3-5로 역전을 당했다. 황경선은 3회전에서 상대의 감점으로 2점을 만회했지만 결국 스티븐슨에게 얼굴 공격을 내주며 5-8로 무너졌다.
스티븐슨은 결국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자신의 이름을 한국대표팀에 강하게 각인시켰다.
황경선은 지난 10일 올림픽 출정식에서 “경주세계선수권대회는 스티븐슨이 체급을 낮춰 출전한 첫 대회였기에 상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힘이 무척 좋아서 벽과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스티븐슨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국에서는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남자 80㎏급의 애런 쿡(21)과 함께 영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다.
1998년 유럽선수권대회 68㎏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얼굴을 알린 스티븐슨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같은 체급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 영국의 태권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스티븐슨의 이 메달은 영국이 올림픽 태권도에서 딴 유일한 메달이다.
2011경주세계선수권대회부터 체급을 낮춰 68㎏급에 출전한 스티븐슨은 황경선 등 쟁쟁한 선수들을 파죽지세로 물리치며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또한 2000시드니올림픽부터 이번 런던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통해 얻어진 경험도 스티븐슨의 강점 중 하나다. 우리나라 태권도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출전 횟수를 가지고 있는 황경선은 런던을 포함해 3번에 불과하다.
개최국의 이점도 스티븐슨에게 호재다.
현재 세계랭킹 10위인 스티븐슨은 규정상 시드배정을 받을 수 없지만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시드를 받았다. 영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스티븐슨에게는 분명히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라 스티븐슨 프로필
▲생년월일=1983년 3월30일
▲신체조건=키 177㎝, 몸무게 72㎏
▲주요 성적
- 2001 제주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3㎏급 금메달
-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67㎏이상급 동메달
- 2011 경주세계선수권대회 여자 67㎏급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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