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일본 축구 대표팀을 후원하는 아디다스 재팬이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만든 애니메이션이 말썽이다.
아디다스 재팬은 오는 24일 한·일 평가전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두 편을 제작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adidas.co.jp/jfa)에 올렸다.
일본 팀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적수를 맞아 2골을 먼저 내준 다음 국민적 응원에 강력한 힘을 얻어 후반에 3골을 넣으며 역전승한다는 줄거리이다.
붉은색 유니폼의 상대가 어떤 국가인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첫 부분에 '아시아 최강의 적을 만난 일본 대표팀'이라는 글귀가 나오고, 일본 축구를 상징하는 삼족오(다리가 셋인 까마귀)가 한국 팀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싸우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얼굴은 '악마(惡魔)'처럼 그려졌고, 일본 선수들은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일본이 악마적 기량을 가진 가상의 적에게 고전하다 부활하며 승리를 쟁취한다는 이야기 전개 방식도 한국 네티즌들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었다. 특히 '붉은 팀' 선수 중 유일하게 등번호 '7번'이 등장하는데 이는 한국 팀 주장인 박지성의 등번호와 같다.
아디다스 재팬은 11일 오후 아디다스 코리아측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자 곧바로 홈페이지에서 애니메이션을 삭제했으며 "일본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제작했을 뿐 한국에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국 대표팀의 공식 후원사는 아디다스의 경쟁사인 나이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