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켄터키 더비가 열린 처칠다운스 경마장 트랙 옆 건물 4~6층에는 '백만장자석(millionaire's row)'이 있다. 내로라하는 갑부와 유명인사들을 위한 '로열석'이다. 평소 외부인 출입이 차단된 곳인데, 기자는 2일 현지 관계자의 도움으로 '그들만의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VIP 출입증을 가진 현지 관계자와 함께였지만, 미디어용 출입증을 목에 건 기자는 빌딩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수차례 경비원들의 '심문'을 거쳐야 했다. 권총까지 찬 경비원들은 건물의 VIP 통로 입구, 에스컬레이터, 홀 입구까지 삼중으로 경호를 섰다.
'백만장자석'은 초특급 호텔 결혼식 피로연장 같았다. 홀 중앙 70여 테이블 뒤로 샐러드, 캐비어, 각종 스테이크 등 50여 종류의 뷔페 음식이 깔려 있었다. 테이블마다 천장엔 경기가 생중계되는 TV가 달려 있었다. 트랙 방향은 통유리로 돼 있었고, 통유리 바깥쪽엔 널찍한 발코니가 마련돼 있었다.
홀에는 10곳의 마권(馬券) 판매 창구와 10개의 자동 마권 발권기가 있었다. VIP들은 줄 서서 기다릴 필요없이 아무 때나 마권을 살 수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와 모자로 멋을 낸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는 스티브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도 눈에 띄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 NBA(미 프로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 패리스 힐튼 등도 예전에 이곳을 찾았다.
'백만장자석'의 입장료는 비밀에 부쳐진다. 하지만 일반인이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티켓(3000달러·약 330만원)보다 적어도 2~3배는 더 비쌀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