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로저스와 대결' 표도르 앞에 놓인 두 가지 변수

  • 등록 2009-11-07 오전 11:45:04

    수정 2009-11-07 오전 11:45:04

▲ 스트라이크포스 대회에서 맞붙는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좌), 브렛 로저스. 사진=스트라이크포스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격투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3.러시아)가 신예파이터를 상대로 다시 한번 최강의 실력을 뽐낼 수 있을까.

표도르는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시카고 시어스센터 아레나에서 열리는 미국 종합격투기 대회 '스트라이크포스 20' 대회에서 미국의 신예파이터 브렛 로저스(28)와 싸운다.

표도르는 현재 세계 종합격투기 헤비급에서 명실상부 최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2000년 12월 링스 대회에서 부상으로 닥터스톱 패배를 당한 것을 제외하면 무패행진이다.

그의 경기를 보면 최소한의 판정논란 조차 없을 만큼 완벽한 승리다. 일본 프라이드를 거쳐 미국 격투기에 뛰어든 뒤에도 연승행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 단체인 UFC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옥에 티'일 뿐이다.

표도르는 미국 진출 이후 팀 실비아, 안드레이 알롭스키 등 전 UFC 챔피언들을 잇따라 꺾으면서 강력함을 증명하고 있다.

표도르의 상대인 로저스는 로저스는 10전10승의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신예. 특히 지난 6월 스트라이크포스 대회에서 알롭스키를 1라운드 22초만에 제압해 격투기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량이나 경력 면에서 로저스는 표도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다. 일본과 미국에서 최강자들을 쓰러뜨려온 표도르와 달리 로저스의 경기 가운데 일반 팬들이 알만한 선수는 제임스 톰슨과 알롭스키 정도 뿐이다. 체격은 표도르보다 크지만 타격이나 그라운드 기량면에서 모두 표도르에 크게 뒤진다는 평가다.

미국 내 현지 스포츠베팅 배당률을 살펴보더라도 표도르가 압도적으로 높다. 로저스가 이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표도르가 얼마나 경기를 빨리 끝낼 것인가에 더 관심이 쏠릴 정도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일단 표도르에게 첫 번째 철창경기다. 그동안 링에서만 경기를 해온 표도르에게 철장경기는 새로운 도전이다. 하지만 표도르가 워낙 경기 경험이 풍부한데다 냉철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어 철창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표도르는 그동안 미국 격투기 진출을 염두에 두고 철창에서도 계속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로저스의 레슬링 기량이 별로이고 상대를 철망에 몰아붙이는 스타일이 아닌 만큼 표도르에게 철창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표도르가 조심해야 할 것은 로저스의 한방이다. 로저스는 기술을 앞세우기보다는 초반부터 펀치를 휘두르며 거칠게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알롭스키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것도 초반 러시가 통했기 때문이다.

워낙 테크닉과 스피드가 뛰어난 표도르라 로저스가 휘두르는 펀치를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실수로라도 한 방 맞게 되면 제 아무리 표도르라도 쓰러질 수밖에 없다. 이미 앞선 경기들에서 로저스는 상대를 언제든 무너뜨릴 수 있는 펀치력과 파워를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표도르로선 상대가 무명이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전성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표도르로선 이번 경기를 발판삼아 UFC 챔피언과의 초대형 매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표도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빨리 경기를 끝내고 싶다"라며 "경기장이 철창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내 기술은 장소가 바뀐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표도르 대 로저스의 스트라이크포스 대회는 8일 SBS스포츠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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