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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역시 ‘피아노 맨’(Piano Man)의 전설은 살아 있었다.
공연의 마지막곡 ‘피아노 맨’의 시작을 알리는 빌리 조엘(59)의 하모니카 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무대 양 옆에 있던 스크린에는 자막으로 가사가 나타났다.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모두 기립했다.
관객들이 노래를 전부 따라 부르자 빌리 조엘이 곡의 후렴구를 관객들에게 잠시 양보했다.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싱 어스 어 송, 유아 더 피아노 맨. 싱 어스 송 투나잇~’(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을 공연장이 떠나갈 듯 합창하기 시작했다. 1만2000여 관객들이 전설 속 ‘피아노 맨’이 되는 순간이었다.
빌리 조엘은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현대카드의 후원으로 첫 내한 공연을 가졌다.
두 시간 여 동안 빌리 조엘이 연주하고 들려준 음악에는 데뷔 30년이 넘은 거장의 여유와 관록이 오롯이 배어 있었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보컬은 힘찼고 피아노 연주는 강렬했다. 관객들이 쏟아내는 함성과 박수 소리는 두 시간 내내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공연의 오프닝 곡 ‘앵그리 영 맨’(Angry Young Men)이 나오자 마자 공연장은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빌리 조엘이 격렬하게 피아노 연주를 하며 관객들에게 윙크를 보내자 관객들의 함성은 이곳 저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이후 빌리 조엘의 히트곡 퍼레이드는 계속 됐다. 빌리 조엘은 ‘스트레인저’(Stranger), ‘무빙 아웃’(Movin' Out), ‘언 이노센트 맨’(An Innocent Man), ‘키핑 더 페이스’ (Keeping The Face)같은 경쾌한 음악과 감성적인 팝 곡 ‘쉬즈 올 웨이즈 어 우먼’(She's Always A Woman), ‘저스트 더 웨이 유 아’ (Just The Way You Are) 등의 곡을 적절히 안배하며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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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영어권 국가 임에도 공연 내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이 신기했는지 빌리 조엘은 ‘뉴욕 스테이트 마인드 오브 마인드’(Newyork State Of Mind)를 마친 후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서툰 한국말로 “재미있어요?”라며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즐기기도 했다.
흰 턱수염과 주름 등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얼굴에 새긴 빌리 조엘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그의 노래와 깜짝 퍼포먼스는 ‘젊음’ 그 자체였다.
‘하이웨이 투 헬’(Highway To Hell)에서는 직접 전자 기타를 들고 연주하기 시작했고, ‘잇츠 스틸 록앤롤 투 미'(It's Still Rock And Roll To Me)를 부를 때는 마이크 지지대를 양손으로 빙빙 돌리며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또 ‘돈 애스크 미 와이’(Don't Ask Me Why)를 부를 때는 흥겨운 건반 소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며 깜찍한 춤을 선보여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신스 프롬 언 이탈리안 레스토랑'(Scenes From An Italian Restaurant)으로 본 공연을 마무리한 빌리 조엘은 무대 앞으로 다가가 ‘생큐 코리아’를 외치며 무대 앞에 있는 관객들의 손을 잡아 준 후 무대를 떠났다. 하지만 관객들의 커튼콜 요청은 계속됐고 빌리 조엘은 ‘온리 더 굿 다이 영’(Only The Good Die Young)과 최대의 히트곡 ‘피아노 맨’을 연주한 후 한국팬들과 작별했다.
총 22곡의 연주 내내 함성과 박수 소리가 떠나지 않은 빌리 조엘의 공연은 마치 해외 아이돌 팝스타의 공연을 보는 듯 역동적이었다. 공연 관람층이 20대 후반 이상이 대다수였음에도 관객들은 좌석에서 어깨춤을 추며 노래 한곡 한곡을 즐겼다.
이날 공연을 본 서울 광진구에 사는 40대 부부는 “(빌리 조엘의 음악을 들으니)옛 학창 시절 기억이 난다”며 “요즘 음악 트렌드가 너무 빨리 변해 한 동안 음악을 듣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보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공연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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