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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다찌마와 리’는 어린시절 먹던 쫀득이, 아폴로와 같은 맥락이죠.”
지난 2000년 온라인상에서 단편영화 한 편이 화제가 됐다. 의도된 촌스러움과 과장된 연기가 ‘매력’이었던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리’가 8년이 지난 현재 극장판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왔다.
◇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는 불가능하다"
‘다찌마와 리’의 류승완 감독은 “언제부턴가 내 영화는 불량식품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곰탕이나 양파즙 같은 좋은 영양은 주지 못해도 어릴 적 먹던 쫀득이, 아폴로와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며 “매일 보약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나. 먹고 응급실 실려 갈 정도만 아니라면”이라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찌마와 리’에 대한 관객 반응은 ‘웃거나 혹은 황당하거나’다. ‘다찌마와 리’가 보여주는 웃음의 정서에 공감대를 느끼면 실컷 웃을 수 있는 영화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황당한 영화일 수 있다.
자신의 영화에 대한 ‘B급’, ‘키치’, ‘의도된 유치함’이라는 표현에도 그는 “말을 위한 말 같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내 영화는 오히려 일류인 체 하는 것들에 대한 조롱어린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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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활자, 자막도 미장센의 한 영역이 됐다"
“단순히 1960~70년대 한국첩보활극을 재연하는 것이라면 영상자료원에서 원전을 즐기는 게 나을 것”이라는 류승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자막을 적극 활용했다. 한강에서 촬영했지만 ‘두만강’, ‘압록강’이라며 화면을 가득 채우는 붉은 글씨, 스파이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타이프형 자막, 심지어는 불법 다운로드족들에게 익숙한 동영상 자막도 등장해 웃음을 준다.
영화를 보며 ‘그냥 웃고 즐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 부분만큼은 관객들이 의미 있게 봐줬으면 하는 부분도 있을 터. 류 감독은 “너무 순간의 웃음, 재미만 즐기다 보면 속뜻을 놓치게 된다. 이 영화가 스파이 영화의 관습을 어떻게 가지고 놀았는지를 봐줬으면 한다. 농담과 진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가는 것들을 본다면 이 영화의 재미를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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