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귀환'...부산전서 6개월여 만에 부활포

  • 등록 2007-09-30 오후 5:59:23

    수정 2007-09-30 오후 6:30:14

▲ 박주영 [뉴시스]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30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부산과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23라운드 부산전을 앞두고 전광판에는 박주영(FC 서울)이 몸을 푸는 장면이 크게 비쳤다. 표정이 밝았다.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환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박주영은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 후반 46분 부산 골 지역 정면에서 흘러나오는 공을 비호처럼 달려들어 골로 연결했다. 지난 3월 21일 수원 삼성과의 컵 대회 2차전(4-1승)에서 득점을 기록한 뒤 무려 6개월 여 만에 터뜨린 골이었다.

세뇰 귀네슈 FC 서울 감독은 물론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흐믓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그들이 아쉬워했던 골 결정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돌아온 골게터’의 부활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아직 30%가 부족했다. 스스로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고 밝혔고, 귀네슈 감독은 “움직임이 좋았다”면서도 그의 컨디션은 70% 수준이라고 했다. 그라운드에 복귀하자마자 올림픽 대표팀에 그를 발탁한 박성화 감독도 “경기 감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상을 털고 지난 18일 인천과의 FA컵 8강전(1-2패)을 통해 4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박주영은 이날 3경기 연속 선발로 투입됐다. 귀네슈 감독은 그를 이상협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 팀 공격의 활로를 열도록 하면서 복귀 후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시켰다. 서서히 몸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였다.

박주영도 경기 중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상협 등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데 주력했다. 부산의 심재원 김석우 등에게 막혀 전반에는 이렇다할 슈팅도 한차례 때리지 못했고, 동료들과 호흡도 잘 맞지 않는 듯 했다. 오히려 이상협이 전반 3분 만에 벼락같은 슛으로 선제골을 뽑는 등 더 활발했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기대하는 것은 킬러 본능이다. 결정적인 순간 동물적인 감각으로 골을 결정해주는 그런 능력이다. 부산전에서 그는 가능성을 과시했다. 여전히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는 남겨 놓았지만 이날 골은 ‘박주영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일만 했다..

박성화 감독은 “박주영은 계속 좋아 질 것”이라며 “시리아에는 데리고 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음 달 17일 열리는 시리아와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때까지는 충분히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바탕이었다.

FC 서울은 박주영의 쐐기골을 비롯, 이상협, 히칼도, 김동석의 릴레이골로 부산을 4-0으로 대파하고 7승12무4패(승점 33)를 기록, 전날 광주를 2-1로 꺾은 포항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앞서 5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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