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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철없이 살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이준익 감독은 힘주어 말했다. "인생이 즐거우려면 철들지 말아야 한다"고. 난데없이 "철들기를 포기하라"는 그의 이색 주장을 조금 더 들어봤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철들기를 강요합니다. 철은 이성을 뜻하는데, 철만 중시하다 보니 이성과 감성의 밸런스가 깨져 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이성에 억눌린 감성을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합니다. 과하게 술을 마신다거나 바람을 피운다든가 하는."
철없는 어른, '즐거운 인생' 속 기영(정진영)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는 인물이다. 기영이 철없는 인물인 탓에 활화산 밴드도 다시 뭉쳤고, 그리하여 '즐거운 인생'도 시작될 수 있었다.
◇ 철든 삶 살아 얻은 건 40억 상당의 빚뿐... 빤한 인생 재미없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준익 감독이 강조하는 '철없는 어른'은 '즐거운 인생'에만 있지 않았다. '라디오 스타' 속 최곤(박중훈), '왕의 남자' 속 연산(정진영)도 현실적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준익 감독이 철없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는 사연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20, 30대엔 철없단 소리 안 들으려고, 이성적으로 살려고 죽도록 노력했는데 빚만 40억이 생겼다"며 "그렇게 살다 보니 도대체가 인생이 너무 빤해서 비참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엉뚱하게 살기로 결심했고 그 엉뚱함이 빚어낸 첫 성과물이 바로 '왕의 남자'였다. '왕의 남자'로 이 감독은 그동안 진 빚도 모두 갚았다.
"이성적으로 살면 빚이 느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빚지며 살기는 싫고 그래서 철없이 살기로 작정했어요."(웃음)
◇ '즐거운 인생'은 판타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물론 이 감독의 말이 백번 다 옳을 순 없다. 철없는 삶이 현실적인 부를 무조건적으로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니 하는 말이다.
하지만 부자라고 해서 다 행복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 철없는 삶은 따분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철을 덜어내면, 다시 말해 덜 이성적으로 살면 인생이 더 즐거워진다. 영화 속 성욱(김윤석)과 혁수(김상호)도 철없는 기영에 동화된 덕분에 팍팍한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는 '즐거운 인생'으로 현실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 안에서 꿈꿀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그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통했을까. '즐거운 인생'은 관객들에게 즐거운 일탈을 부채질하며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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