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황현정 "父 폭력 당하는 학폭 가해자…반성하길 바랐죠" [인터뷰]]③

  • 등록 2024-03-31 오전 10:24:53

    수정 2024-03-31 오전 10:24:53

황현정(사진=윌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미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배우 황현정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해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드라마. 황현정은 극 중 피라미드 서열 F등급을 주도해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 김다연 역을 맡았다.

(사진=티빙)
김다연은 학교폭력(학폭)의 가해자이면서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는 피해자이기도 했다. 김다연의 폭력 사실이 밝혀지지만 죗값을 아버지에게 맞는 것으로 치르는 듯한 결말이 왠지 모를 찝찝함을 남기기도 했다.

황현정은 “김다연 캐릭터가 맘에 들고 아니고를 떠나서 불쌍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이 아이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런데 저는 그것과 함께 김다연이 친구들에게 미안하단 마음을 갖고 반성하길 바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리고서 오히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는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연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잘못을 했다는 사실은 인지했을 것 같은데 자존심이 세서 쉽게 인정할 것 같진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황현정 SNS)
재벌 3세 일진 캐릭터는 어찌 보면 뻔한 설정이기에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기가 어렵다. 이런 가운데 황현정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황현정은 “인터뷰 전에 제가 이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어떻게 연습했는지 노트를 봤다”며 작은 노트를 꺼냈다. 김다연 캐릭터에만 세 권 분량의 노트를 썼다고 했다.

허락을 구하고 살펴본 노트에는 자신의 역할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과 MBTI, 관계성, 본인의 느낌, 대사의 톤, 주의할 점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김다연은 캐릭터 분석에 대해 “제가 배우 메릴 스트립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분께서 역할마다 다 다르게 캐릭터 분석을 한다고 하더라”라며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서 웹툰도 많이 봤다. 포즈, 말투, 자세도 많이 참고하고 걷는 모습도 당당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아이가 행동대장이지만 가정폭력을 당하는 캐릭터지 않나. 저는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까 다른 매체도 많이 보고 심리적인 결핍, 애정 결핍에 대해서도 조사를 많이 했다. 이렇게 분석을 많이 해서 캐릭터의 토대를 만들어 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현정(사진=윌엔터테인먼트)
‘소년심판’, ‘이로운 사기’에 이어 ‘피라미드 게임’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황현정은 중학교 2학년, 드라마 ‘옥란면옥’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너무 재밌었고, 연기하는 것 자체가 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으로 남는 것 아닌가. 가끔 제가 썼던 일기들을 찾아볼 때가 있는데 ‘그때 내가 이 역할을 이렇게 했구나’ 느낄 때 너무 재밌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황현정은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저희 부모님께서 영화 보시는 걸 정말 좋아하시는데, 그래서 저도 어릴 때부터 영화들을 많이 보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를 보고서 ‘나도 저런 일상 속 한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연기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황현정은 “김다연을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감사했다”며 “이 은혜를 잊지 않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피라미드 게임’이라는 작품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시청자들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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