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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도는 2016년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입성했다. 그러나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신인 이한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그는 이듬해 광주FC로 이적하며 꽃을 피웠다. 5시즌 동안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광주의 역사를 함께 했다.
지난 시즌에는 큰 변화를 겪었다. 정들었던 광주를 떠나 수원삼성에 입단했다. 이번에도 기량을 입증했다. 수비 라인 한 축을 지켰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신뢰받으며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과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격력 강화가 절실했던 수원이 이한도를 원한 부산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한도는 안병준과 유니폼을 바꿔입으며 부산으로 향했다. 3년 만에 K리그2로 향하게 됐다.
21일 하나원큐 K리그2 2023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이한도는 “아쉬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부산이라는 팀의 비전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에게 빠른 팀 적응의 비결을 묻자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까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이기고 싶어서 뛰고 소리친 게 그렇게 보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한도는 부산으로 오며 광주 시절 은사인 박진섭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사람 자체는 그대로이신데 전술적으로 많이 달라지셔서 재미가 있을 거 같다”라며 흥미로울 두 번째 동행을 예상했다.
박 감독은 이한도를 향해 “K리그1 경험도 있고 팀에 어린 선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승격을 위해선 공격만큼 수비가 중요하기에 기둥이 돼줬으면 한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광주 시절 이한도의 승리욕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강등 위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긴 광주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든 선수가 미소 지었지만 이한도는 무표정이었다. 광주 관계자가 “왜 웃지 않냐?”고 묻자 그는 “아직 웃을 때가 아니다”라며 다음 경기를 바라봤다.
이한도는 “그런 말을 했던 이유는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 팀이었고 그런 분위기였다”라며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될 거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이젠 그런 생각을 부산에 많이 주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며 주장의 품격을 보였다.
최근 이한도는 예상치 못하게 여러 팀을 거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부산 팬뿐만 아니라 광주, 수원 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락을 주신다”라며 “내가 뭐라고 아직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비결을 묻자 “모르겠다”면서 “진짜 항상 열심히 했다. 그게 보인 게 아닐까 한다”라며 진심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