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기획 스튜디오드래곤/제작 지티스트)가 지난 12일 뜨거운 호평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15.7%, 최고 18.6%,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4.6%, 최고 17.3%로,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타깃인 남녀 2049시청률 역시 수도권 기준 평균 6.3%, 최고 7.6%, 전국 기준 평균 6.6%, 최고 7.7%로, 역시 자체 최고치이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기록이다.
최종회가 선사한 묵직한 울림은 안방극장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평생에 걸쳐 엄마 강옥동(김혜자 분)을 원망한 이동석(이병헌 분)은 엄마가 죽고 나서야 자신이 엄마를 미워했던 게 아니라 안고 화해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강옥동은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이동석이 좋아했던 된장찌개 한 사발만 끓여 놓고 떠났다. 그것이 강옥동이 남긴 사랑의 의미라는 것을 짐작케 했다. 강옥동이 죽은 뒤에야 이동석은 엄마의 손을 잡고 얼굴을 쓰다듬고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늘 가까이 머물러 있었다. 뒤늦게 원망을 풀고 화해한 모자의 모습이 눈물과 함께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리고,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서도 삶은 변함없이 계속됐다. 푸릉마을 체육대회를 위해 제주에서 뭉친 ‘우리들의 블루스’ 주인공들과 행복한 모습과 함께, 모든 출연진이 등장해 엔딩을 장식했다.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작진은 ‘우리는 이 땅에 괴롭고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드라마의 마지막 여운을 더했다.
노희경 작가 표 ‘옴니버스 드라마’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가능했다. 자신의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다른 에피소드의 주변인으로도 등장해 서사를 쌓아가는 배우들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노희경 작가는 개별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새로운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끌어올려 후반부까지 뒷심을 발휘했다. 여기에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한 김규태-김양희-이정묵 세 감독의 협업도 시너지를 이뤘다.
평생 엄마를 원망하며 그리워했던 트럭만물상 동석(이병헌 분), 우울증에 갇혀 있던 선아(민선아 분), 가장의 무게를 짊어졌던 기러기아빠 한수(차승원 분), 가족들 부양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생선장수 은희(이정은 분), 다운증후군 쌍둥이 언니를 둔 해녀 영옥(한지민 분), 바다 같은 사랑을 보여준 순정파 선장 정준(김우빈 분). 아들과 남처럼 지냈던 시한부 옥동(김혜자 분), 하나 남은 아들을 잃을 뻔했던 춘희(고두심 분), 절친한 친구에게 상처 입었던 미란(엄정화 분),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인권(박지환 분), 보란 듯 딸을 잘 키워보고 싶었던 호식(최영준 분), 원수 아버지들 사이 사랑을 키운 현(배현성 분)과 영주(노윤서 분), 동생이 그리울 때마다 그림을 그렸다는 영옥의 다운증후군 언니 영희(정은혜 분), 제주에 갑자기 떨궈진 춘희의 손녀 은기(기소유 분).
우리를 위로한 이야기, ‘인생 드라마’
무엇보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절망, 상처에 머무르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 위로, 용기를 그려나갔다. 극 중 인물들은 버겁고 힘든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야.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게”, “태풍처럼 모든 게 지나갈 거야”, “등만 돌리면 다른 세상이 있잖아”라고 말해주며 위로를 전했다. 이웃, 친구, 남녀, 부녀, 자매, 모자 등 다양한 관계 속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의지하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따스한 온기를 선사했다. ‘살아있는 모두 행복하라!’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뭉클하게 각인시켜준 ‘우리들의 블루스’는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될 인생 드라마로 남게 됐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지난 12일 20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