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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웅인이 애플TV+ ‘파친코’에서 부자 호흡을 맞춘 이민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웅인은 최근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이전 회차들을 찍고 넘어온 것이니 민호씨가 좀 지쳐 보였다. 그도 그럴 듯이 이 작품을 위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게 참 좋아 보였다”고 후배 이민호의 자세를 칭찬했다.
이어 “캐나다 촬영 때는 한국 식당에서 고기도 사주더라. 소주 한 잔씩 하며 고단함을 털어내며 재미있게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정웅인이 출연한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정웅인은 한수(이민호 분)의 아버지 역을 맡아 출연했다. 한수의 아버지는 한수만큼은 보다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며 아들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아버지. 참여하는 작품, 맡는 캐릭터마다 입체적으로 표현한 명배우 정웅인이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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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웅인은 “굉장히 긴 일본어 대사가 있어서 밤잠 설치며 외우고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하려고 봤는데 알고 보니 한수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장면이어서 나를 찍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보고 읽어도 되는데 왜 이야기 안 해줬느냐고 물으니 감독이 ‘미안하다’고 했다. 그 대사는 지금도 외울 수 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정웅인은 일본어 보다 제주어가 어려웠다며 “옆에서 계속 후루룩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었다. 제주도어를 잘하는 배우가 옆에서 코칭해 줬고 비대면으로도 영상으로 만났다. 제주도 방언이 한수 아버지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양분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풀 죽은 한수를 달래느라 ‘저녁 하늘에 별이 두 개 있는데 똑 붙어 있어 보여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보면 똑 붙어있는거로 보이지 않아 그렇지?’라고 말하면서 아들이 어디 있든 항상 곁에 있을 거라는 마음을 표현하며 씩 웃는 장면의 대사를 좋아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는 거다. 그런 희망을 주는 대사들이 좋다”고 밝혔다.
정웅인은 한수를 아버지가 아닌 사람처럼 매몰차게 때린 장면도 꼽았다. 그는 “대사를 끝내고 모니터 쪽으로 갔더니 수 휴가 울고 있었다. 본인이 이 대본에서 이 장면을 쓰면서 너무 슬퍼했다고 하더라. 나도 덩달아 찡해지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버지의 희생. 저도 아이들이 있으니 그 시대에 있었다면 어떠한 짓도 했을 것이다. 그런 기분을 진하게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작품을 향한 남다른 의미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