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승부조작 의혹' 사실이라면?…빙상연맹, 진상조사 착수

심석희 측 "미성숙한 태도 반성..고의 충돌 사실 아냐"
"무자비한 폭행으로 불안한 상태"
  • 등록 2021-10-12 오전 7:57:31

    수정 2021-10-12 오전 7:57:3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동료 선수 (26·고양시청)과 최민정(23·성남시청)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징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동료 비하’ 논란은 앞서 한 매체가 심석희와 대표팀 A 코치의 휴대전화로 사적으로 대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심석희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남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유출돼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 내용은 심석희가 대표팀 동료로 지낸 최민정, 김아랑을 겨냥한 욕설과 비하 문자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논란이 커진 건 바로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대목이다.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엉켜 넘어져 금메달을 딴 선수다.

공교롭게도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졌고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시 고의 충돌을 의도한 게 아니냐면서 심성희가 사실상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심석희는 “해당 경기에서도 (본인과) 최민정 선수는 각자의 특기를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건 두 선수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건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며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뤄져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심석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서 분리 조치됐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지난 11일 “심석희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 및 코치들과 협의를 통해 지금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분리 조치로 심석희가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심석희가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나서기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빙상연맹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고의 충돌’ 논란에 해선 향후 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빙상연맹이 조사위원회를 통해 이를 재조사한 결과, 실제로 ‘고의 충돌’임이 확인된다면 심석희에겐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한편 심석희는 지난 11일 소속사 갤럭시아SM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A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 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이후 장기간 입어온 폭력 피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으며 주변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애써왔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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