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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다. 시범경기 등을 통해 드러난 뉴페이스의 상당수가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냈다. 이미 메이저리그 등에서 검증된 선수도 있는가 하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채드 벨이다. 총액 6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한 벨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10⅓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줬다. 2승에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벨은 140km대 후반의 빠른공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구질을 뽐냈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며 “구속도 괜찮고, 카운트 싸움도 잘한다. 무엇보다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게 없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삼성의 새 외국인투수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도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 198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150km 이상의 강속구가 돋보이는 맥과이어는 16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나와 5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을 7개나 잡으며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역시 198cm의 장신투수인 헤일리는 지난 13일 kt wiz전에서 4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주무기 컷패스트볼로 땅볼을 쉽게 유도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김한수 감독은 “빠르게 땅볼이 나오면 투구 수를 아낄 수 있어서 좋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밖에 SK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메릴 켈리를 대신해 영입한 브록 다익손(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00)과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2경기 1승 평균자책점 0.93),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38)도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2의 이정후’, ‘제2의 강백호’를 꿈꾸는 신인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특히 올 시즌은 해외 유턴파 대 순수 고졸신인 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돼 더욱 눈길을 끈다. kt 이대은, 삼성 이학주, SK 하재훈 등 미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해외 유턴파는 개막전부터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대은은 kt의 1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두 차례 나선 시범경기 등판에선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본인은 “시즌 들어가면 더 잘 던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신인 가운데는 한화의 노시환과 변우혁이 단연 돋보였다. 노시환은 시범경기 8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변우혁도 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을 올렸다. 두산 외야수 김대한(타율 .364), LG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평균자책점 0.00) 등 시범경기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