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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10시. 약 10분의 격차를 두고 SBS와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모두에 얼굴을 비추게 됐다. 콘셉트가 겹치는 프로그램이라 더욱 문제가 됐다. tvN ‘꽃보다 청춘’ 특집에서 여행 친구로 호흡을 맞췄던 바로와 SBS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에 동행했다. 그리고 ‘꽃보다 청춘’의 연출자였던 나영석 PD의 신작인 ‘삼시세끼-어촌편’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정글과 어촌, 바로와 유해진-차승원, 손호준을 둘러싼 환경이 엄연히 달랐음에도 시청자들은 우려를 표했다.
틀면 나오는 예능인들이 있다. ‘손호준 발(發) 겹치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꼭지 예능인’들의 시간표는 여느 수험생의 것만큼 촘촘하고 바쁘게 흘러간다.
신동엽, 김구라, 전현무, 김성주. MC로 활발히 활동한 이들에 더해 성시경, 유세윤, 허지웅 등 요즘 예능프로그램 라인업은 꽤 한정적이다. 출연진 간 호흡, 즉 ‘케미스트리’가 특히 중요해진 요즘 트렌드를 맞추다보니 더욱 그렇다. 종합편성채널 JTBC 내에서, tvN 내에서 쓰던 MC를 재활용하는 경우는 더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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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다수 소속된 매니지먼트의 한 대표는 이데일리 스타in에 “MC는 프로그램의 얼굴이고 제작진과 패널, 시청자까지 아우르는 중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그만큼 많이 찾아주는 데는 깊은 신뢰가 있기 때문인데,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시간 약속,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롱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느 한 부분에서도 서운함이나 소홀함이 없도록 당사자는 물론 매니지먼트 차원에서도 가장 긴장해서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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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호흡을 맞춰 본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요즘 쓰고 싶은 MC는 한정돼 있고, 그들의 몸과 시간 또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선 고민이 크다”며 “방송사가 다르고, 시간대가 다르면 이곳 저곳에 출연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유재석이나 강호동, 이경규에겐 그런 제안을 꺼내기 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1일 1프로그램’이란 원칙을 갖고,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까지 생각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수를 정해두는 건 MC로서 바람직하고, 제작진 입장에서도 고마운 일이다”며 “요즘 ‘뜨는’ 게스트를 너도 나도 섭외하고, 또 출연하며 이미지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인데 그럴수록 상도의는 상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