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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안정감은 팬들에게는 여유를, 동료들에게는 믿음을 안겨준다. 야수의 실책이 나오면 오히려 더 집중한다고 했던 류현진이다. 그들 덕에 이기는 경기도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그는 실제 팀이 흔들릴 때 더 집중해 공을 던졌다. 그건 약팀 한화에서나 강팀 다저스에서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서는 그런 류현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실책에 흔들려서가 아니다. 상대에게 ‘류현진’ 이라는 이름이 두려움과 동의어로 쓰일 수 있었던 그의 장점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한 판이었다.
류현진은 한 번 당하면 반드시 갚아주는 선수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그는 주위의 걱정이 극에 달했을 때 오히려 냉정하게 최고의 성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콜로라도전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2회 호르헤 데라로사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다. 실책이 더해진 순간이었지만 안타성 깊은 타구를 허용한 것은 분명 류현진이었다.
실책 이후 실점도 류현진 답지 않았다.
유격수 저스틴 터너의 송구 실책으로 만들어진 2회 2사 2,3루. 류현진은 찰리 블랙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브랜든 반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쓸데 없는 징크스를 만든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다소 평균 자책점이 올라갔다. 문제 될 수준은 아니었지만 주위의 시선엔 우려가 담겨 있었다. 보통의 류현진이었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고비를 넘기고 호사가들의 입을 무색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그 마저도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