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 고공 토스’ 1m98 블라도 떴다

  • 등록 2009-11-04 오전 8:21:59

    수정 2009-11-04 오전 8:21:59

[경향닷컴 제공] 벽안의 장신 세터가 올시즌 남자 프로배구판에 돌풍을 예고했다.
국내 첫 외국인 세터인 우리캐피탈 블라도 페트코비치(26)는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V-리그 신협상무와의 개막전에서 풀세트를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팀은 2-3으로 졌지만 블라도는 이날 5득점(블로킹 2득점, 공격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큰 키(1m98)를 이용한 '공격형 세터'의 위용을 뽐냈다. 111개의 세트플레이 가운데 52개를 완벽하게 올려 본업인 토스도 합격점을 받았다. 12개의 디그(스파이크나 후위공격을 받아내는 리시브) 가운데 8개를 몸을 날려 받아내는 등 올라운드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를 지켜본 박기원 LIG손해보험 감독은 "10점 만점을 줄 선수는 없지만 블라도에게는 팀내 최고점인 8점을 주겠다"며 "서브, 리시브에 수비까지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2라운드부터는 무서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배구 최고의 세터로 인정받는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세터로서 손색이 없다"며 "한국선수 입맛에 맞는 토스를 익힌다면 우리캐피탈이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건태 국제심판은 "칼날 같고, 빨랫줄 같은 고공토스가 국제배구의 흐름인데 블라도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블라도는 이날 감기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출중한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 후 블라도는 "한국 배구에 적응하기 위해 나를 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외국인 세터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남성 우리캐피탈 감독은 "감기에 걸린 블라도가 개막전에 꼭 출전하겠다고 간청해서 내보냈다"면서 "오늘은 원래 실력의 60% 정도밖에 보여주지 않았지만 앞으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약체로 꼽혔던 신협 상무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29득점을 올린 김정훈의 활약을 앞세워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을 상대 코트에 퍼부은 박철우의 현대캐피탈이 3-2로 승리, 대한항공을 2연패 수렁에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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