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3)·김형성(29)·김대섭(28) 등 지난해 상금순위 1~3위를 휩쓸었던 '20대 기수'들은 시즌 초반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배상문은 지난달 발렌타인 챔피언십 등 2개 대회에서 잇따라 컷 탈락하는 난조를 보였다. 발렌타인 챔피언십 우승이 기대됐던 강성훈(22)은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퍼트로 우승을 놓쳐 "아직 노련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대신 30대와 40대 노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9시즌 개막전이었던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선 이태규(36)가 우승컵을 들었고, 강욱순(43)은 두 번째 대회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 정상에 오르며 상금랭킹 상위권을 점령했다.
그러나 17일 형님들의 기세에 눌려 지내던 20대 선수들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반격에 나섰다.
이날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장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 최종 4라운드. 배상문은 2언더파를 쳐 합계 7언더파로 오태근(33)과 함께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배상문은 파를 지켜 시즌 첫 우승컵을 들었다. 올 시즌 20대 선수의 첫 우승이었다.
김대섭이 공동 3위(5언더파)에 올라 올 시즌 첫 톱10에 들었고, 김형성과 강경남이 공동 5위(4언더파)를 차지하며 20대의 힘을 과시했다.
◆"체력만 받쳐주면 20대 안 두려워"
이번 대회에서도 노장들의 기세는 만만치 않았다. 김종덕(48)은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공동 3위(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김종덕은 "아들뻘 되는 후배들 사이에서 선전한 것 아니냐"며 웃었다.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선 최상호(54)가 선두에 3타까지 따라붙어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령 우승 기록(50세) 경신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빗속에서 치러진 3라운드에서 6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최상호는 "내가 너무 잘 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젊은 후배들의 분발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