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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어느 한군데 모나 보이지 않는 얼굴. 착해만 보이는 눈빛. 어쩔 수 없는 순둥이고 ‘훈남’인가 보다.
영화 ‘청춘만화’와 드라마 MBC ‘9회말 투아웃’에 이어 현재 SBS ‘조강지처클럽’에서도 ‘훈남’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상우가 12일 개봉된 새 영화 ‘흑심모녀’(감독 조남호, 제작 이룸영화사)에서 맡은 역할도 역시 ‘훈남’이다.
이 영화에서 이상우가 연기하는 준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 간난(김수미 분)과 엄마 남희(심혜진 분), 딸 나래(이다희 분), 이렇게 여자만 세명이 사는 집에 들어와 구김살 없이 간난과 놀아주고 과일장사를 하는 남희를 도와 온갖 잡일도 마다않는다. 또 나래의 신경질도 잘 받아준다.
여기까지는 분명 ‘훈남’인데 뭔가 좀 다르다. 극중 준은 첫 등장부터 꽃으로 만든 관을 머리에 쓴 것이 어딘가 나사가 풀린 느낌도 든다. 정신병원에서 생활한 경력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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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분명 숨겨야 할 자식이어서 아버지가 정신병원에 맡긴 걸 거예요. 나오면 안되는데 세상에 나온 거죠. 갇혀서 혼자 지내다보니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었고 마술, 그림 등 혼자만의 세상에 심취한 것 아니겠어요?”
게다가 전작과 비슷한 면이 있는 캐릭터지만 대본에서부터 차별화를 주니 이상우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역할이었을 게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상우가 잇단 출연작에서 상대로 만나는 여자가 연상이라는 것이다. 드라마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에서는 변정수, ‘조강지처클럽’에서는 오현경, 이번에는 심혜진이다. 이상우가 1980년생이니 연상도 보통 연상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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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런 상황이면 연기를 할 때 멜로의 감정을 잡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그러나 이상우는 “사실 20대 초반에는 3~4살 위와 사귀어봤어요. 공감대만 형성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면 연상이어도 사랑하는 데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들에서는 운 좋게 좋은 분들만 만나 더 편했고 다들 매력적인 분들이어서 감정을 잡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흑심모녀’의 준이라는 캐릭터에 적역. 게다가 이상우는 이번 영화에서 첫 남자 주인공이라는 타이틀까지 덤으로 얻었다.
이상우는 “아직 연기하는 자체가 어렵지만 그래도 매 작품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라며 “‘흑심모녀’를 촬영하며 나래 역의 이다희에게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다희는 시원시원하게 때리고 저는 잘 참았어요. 하지만 참는데 달인이 아니라 연기의 달인이 되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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