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여자' 스페셜] 여인 '3인3색'-배종옥 하유미

  • 등록 2007-06-20 오전 10:26:14

    수정 2007-06-20 오후 1:05:51


▲ 배종옥

 
[이데일리 SPN 윤경철 기자]

◇ 변형된 '착한 여자'-배종옥(김지수)

드라마 속의 대다수 여성들은 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안에서 온갖 차별적인 대접을 받아온 여성들은 남성에게서 혹은 가족에게서 '착한 여자'가 되도록 길들여졌다.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는 여성이란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여서 남성에게 의존하고 순종하여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입각하고 있다.
드라마 속의 이런 현상은 ‘착한 여자 콤플렉스(The Good Complex)'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란 심리학자 월리암 페즐러와 엘레노어 필드가 처음으로 사용한 개념으로 주변 사람으로부터 좋은 여자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하며, 착하고 귀여운 여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자신의 욕망과 개성을 희생하려는 심리를 말한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진 여성들은 스스로 권력을 지니기를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가부장적 체제에 함몰되어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여성들은 드라마에서는 순종적이고 유순한 현모양처들로 등장한다.
 
반면에 ‘나쁜 여자’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확립하려는 여성들로서, 이들은 주로 갈등 제공자가 되며 종국에는 파산, 이혼 등과 같은 불행을 얻음으로써 처벌을 받게 된다.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주로 '착한 여자'형이며, 타인에게 순종적이고 이태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끝내 행복을 찾는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 '착한 여자'는 김지수다. 전형적인 현모양처 스타일로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남편의 일방적인 통보에 당황하고 힘들어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배종옥이 연기한 김지수는 과거의 '착한 여자'와는 분명히 달랐다. 예전 드라마 속 현모양처는 꿈도 못꿀, 집안 살림을 부수고 남편의 머리를 후려치는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여기에 후배인 석준(이종원 분)과 핑크 빛 무드까지 더해지니, 남편의 등만 보고 사는 듯한 답답함에 시달리는 주부 시청자에겐 대리만족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 하유미


◇ 수퍼우먼형-하유미(김은수) 

미국의 정신신경학자 M.슈비츠가 내놓은 '수퍼우먼 콤플렉스'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관계없이 유능한 직장인 그리고 현모양처 역할을 완벽하게 하려는 신체적․심리적인 상태를 말한다.
 
'수퍼우먼 콤플렉스'의 원인은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 여성의 본분은 가사일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직장에 다니더라도 가사일을 담당해야 한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가정과 직장 일을 잘 병행하는 여성상을 지향하게 된다. 즉 좋은 아내와 헌신적인 어머니가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직장 일도 완벽하게 처리해야만 한다.
 
드라마 속에서 이와 같은 여성상은 최근 들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에서 압도적으로 표상되는 여성상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가사일에 완벽한, 일하는 여성’이다.
 
기존에는 오로지 가부장 제도를 내면화하는 이미지로 여성들을 그려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이미지와는 달리 사회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러나 드라마 속의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을 보면 직장여성들은 사적인 문제에 매달려 자신의 사회적 지위는 하나의 부속물이며 남성으로부터 받는 사랑만을 인생의 목표로 추구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조금 다르지만 지수의 언니 은수로 나오는 하유미가 수퍼우먼 형에 가깝다. 가장 현실적인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캐릭터로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극중 바람둥이 남편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사는 그녀는 동생을 위해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바람’을 ‘한 여름 빙수 한 그릇’으로 아는 남편과 살고 있다”고 신세한탄하지만 매사 기죽는 법이 없다.
 
동생의 불륜을 해결하려는 방식도 화끈하다. 화영과 레슬링 경기 수준의 몸싸움을 벌이고, 동네 슈퍼마켓에 발을 못 붙이게 만드는 등 화영을 응징하는 데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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