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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체육회는 대회 시작 전 목표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로 소박한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대회가 중반을 지난 6일 현재, 한국은 금메달 11개를 따내면서 종합 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 선수단의 기대 이상의 선전에 박수가 모이면서도 대한체육회의 미흡한 분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메달밭 남았다…런던 뛰어넘는 역대 최다 金 ‘도전’
우리 선수들이 따낸 메달은 총 26개(금 11·은 8·동 7). 특히 양궁과 사격 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양궁은 5개가 걸린 금메달(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혼성전)을 싹쓸이했고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도 추가했다. 사격에서도 여자 권총 25m와 여자 공기권총 10m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총 3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값진 은메달 3개도 따냈다.
펜싱은 사브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선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은 방수현(1996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종목을 제패했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의미가 큰 메달도 쏟아졌다. 유도 여자 57kg급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으로 할머니의 바람대로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고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00kg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민종도 한국 유도 최중량급 최고 성적을 세웠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맏형 안바울이 투혼을 발휘해 사상 처음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탁구 혼합복식, 여자 복싱, 유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추가했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은 한국의 메달 기대주 중 한 명이다. 7일부터 시작되는 여자골프에서는 고진영과 양희영, 김효주가 8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종주국 자존심 회복을 기치로 세운 태권도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7일 가장 먼저 출격하는 남자 58kg급의 박태준의 발끝에 시선이 모인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근대5종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던 전웅태도 메달 후보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던 여자부의 성승민도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한국 역도 간판인 박혜정은 한국의 파리올림픽 마지막 메달을 장식할 후보다. 유력한 은메달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이는 브레이킹에서도 세계적인 강자 ‘홍텐’ 김홍열을 앞세워 사상 첫 메달을 노린다.
대한체육회 분석 실패…무능 혹은 정치적 행보
지난 2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선수단이 일찌감치 초과 금메달을 기록한 것에 대해 “성적 예측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다. 해병대 훈련 덕분에 ‘원팀 코리아’ 문화가 생긴 것이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이를 공감하는 사람은 없다.
대한체육회의 무능 혹은 정치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이데일리에 “대한체육회의 역할은 선수 지원은 물론 전력 분석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우리 선수단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림픽 목표를 설정하는 것인데 여태껏 이렇게 큰 차이로 예상 메달 수가 틀린 적은 없었다. 대한체육회의 정보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체육회가 주장하는 ‘엘리트 체육’의 부활을 위해 일부러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체육회와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대회 올림픽 금메달을 8~9개로 예상했다.
최 평론가는 “최근 4~5년간 우리나라의 스포츠 기조가 바뀌었다. 엘리트 체육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선수들에게 인권을 강조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상당히 불만이 쌓였고 공개적으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 정책 기조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 지원 확대, 운동권 보장 등을 주장하려는 배경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