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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4-2) 끝에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사우디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울산HD)의 두 차례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천신만고 끝에 승기했다.
조현우는 이날 승리의 영웅이었다. 그는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3번 키커 사미 알 나지와 4번 키커 알둘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을 잇따라 막아냈다.
오랜 무명 생활을 겪은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발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쇼’를 펼치면서 한국의 2-0 승리 이변을 견인했다. 당시 골을 넣은 김영권, 손흥민 대신 ‘맨오브더매치’(MOM)에 뽑힌 선수가 바로 조현우였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새로 부임한 뒤 조현우는 김승규(알샤바브)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백업 골키퍼로 밀렸다. 후반 패싱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같은 대표팀 내 골키퍼 순위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현우는 역시 조현우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대 장점인 선방 능력이 되살아났다. ‘조현우가 불안하다’는 일부 우려도 말끔히 날려버렸다. 이번 승부차기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은 조현우가 계속해서 골문을 든든히 지킨다면 64년 만의 한국 축구 아시안컵 우승도 결코 꿈이 아니다.
조현우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승부차기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겨 기분이 좋다”면서 “승부차기를 많이 연습했고, 골키퍼 코치님이 ‘너의 판단이 다 옳다’고 믿음을 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