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보자 생각" 이민지, 더블보기 극복하고 연장 끝에 'V샷'

LPGA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연장 끝에 우승
5월 파운더스컵 3타 차 선두 못 지키고 뼈아픈 역전
15번홀 더블보기로 위기.."끝까지 가보자" 다짐
연장서 헐 추격 제치고 정상..통산 9승 달성
3위 인뤄닝, 세계랭킹 1위 예약..중국 선수 두 번째
  • 등록 2023-09-11 오전 10:16:11

    수정 2023-09-11 오전 10:16:11

이민지가 LPGA 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5타 차 선두를 달리던 이민지(호주)는 13번홀(파5)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더블보기로 2타를 잃었다. 순식간에 2위와 격차는 3타로 줄었다.

지난 5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3타 차 선두로 최종일 날 경기에 나선 이민지는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2위에 만족했다.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놓친 이민지는 이후 한동안 우승권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켄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4개월 만에 우승의 기회가 다시 왔다.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이민지는 10번홀까지 5타 차로 앞서 가 여유 있는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13번홀에서 더블보기가 나왔고 그 뒤 2위였던 찰리 헐(잉글랜드)가 버디 3개를 추가하면서 연장을 허용했다.

4개월 전 역전의 뼈아픈 경험이 있었던 이민지였기에 불안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차 연장을 비긴 뒤 이어진 2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홀 1m에 붙였고, 버디 퍼트를 실수 없이 처리하며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 이후 15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민지는 개인 통산 9승을 달성, 10승에 단 1승만 남겼다.

경기 뒤 이민지는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통타가 계속됐고 그 순간 ‘끝까지 해보자.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포기하지 않았고 모든 샷에 최선을 다해 경기했다. 플레이오프 끝에 우승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호주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한국에서 프로골퍼를 준비하다 이민 간 엄마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웠다. 동생 이민우도 누나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고, 현재는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호주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가능성을 보인 이민지는 2015년 LPGA 투어로 데뷔했고, 첫해 킹스밀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통산 9번 우승했다. 데뷔 이후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승 이상씩 거두는 등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냈다.

LPGA 투어는 일주일 동안 휴식 뒤 오는 22일부터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을 개최하고 그 뒤 2개 대회를 끝내면 10월부터 ‘아시안 스윙’에 돌입한다.

이민지는 “이제 목표는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아시아 대회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다가오고 있으니 목표를 재설정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인뤄닝(중국)은 12일 발표 예정인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해 새로운 여제 등극을 앞뒀다.

중국 선수가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펑산산 이후 인뤄닝이 두 번째다.

한국 선수 가운데선 이미향이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최혜진 공동 11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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