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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메이저 대회 KPGA선수권 with A-ONE CC(총상금 15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는 환갑을 넘긴 김종덕(62)이 자신과의 싸움에 나섰다. 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 쳐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으나 김종덕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빛이 났다.
1961년 6월생인 김종덕은 이번 대회에서 만 62세 5일의 나이로 본선에 진출해 지난해 자신이 세운 이 대회 역대 최고령 컷 통과(만 61세 6일)를 새로 썼다.
환갑을 넘긴 나이로 정규 투어 대회에 나와 30~40살 어린 후배들과 경쟁해 컷을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체력도 예전만 못하고 거리도 덜 나가는 등 경기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번 대회엔 156명이 참가해 77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기술적으로는 20~30대 선수들에 한참 못 미쳤음에도 김종덕이 컷을 통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경험과 철저한 자기관리 그리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다.
2라운드 때 컷 통과를 위해 순위 싸움에 나선 김종덕은 경기 초반 2번과 3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해 위기를 맞았다. 남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 컷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김종덕은 남은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골라내 기어코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썼다.
컷 통과에 성공한 김종덕은 “초반 연속으로 보기를 했으나 그래도 집중하면서 경기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1타를 줄이면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라며 “오랜만에 이렇게 난도가 높은 코스에서 경기하는데 이럴 때는 좌우 러프가 있다고 해도 눈 딱 감고 그린 한 가운데로 공을 올린다고 생각하고 경기하면 어렵지 않다”고 경험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밝혔다.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새로 쓴 김종덕은 남은 경기에서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또 다른 소망도 덧붙였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겠다는 작은 의지의 표현이다.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은 김종덕은 “후배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경기하겠다. 체력이 닿는 한 기록을 깨기 위해 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