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에 마스크 써야 하지만…야구가 ‘뉴 노멀’과 함께 돌아왔다

  • 등록 2020-04-24 오전 6:00:00

    수정 2020-04-24 오전 6:00:00

한국프로야구 연습경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퍽’하는 미트 소리와 ‘딱’하는 타구음이 야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국내 프로야구가 팀간 연습경기로 지난 21일부터 기지개를 켰다. 2020시즌 개막일도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개막일을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로 정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연습경기는 무관중으로 열리고 있지만 팬들은 중계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야구장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선수들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변화는 텅빈 관중석이다. 팬들의 환호가 익숙한 선수들은 당분간 텅 빈 관중석과 적막함이 흐르는 그라운드에서 경기해야 한다.

선수들은 KBO리그의 ‘뉴 노멀’(새로운 표준) 규칙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KBO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하이파이브와 악수 금지, 경기 중 침 뱉는 행위 금지 등이 포함된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을 발표했다.

공수를 교대하거나 득점을 기록했을 때 하이파이브와 악수를 습관적으로 해왔던 만큼 대부분의 선수가 어색함을 드러냈다. 몇몇 선수들은 손이 아닌 팔꿈치를 부딪치거나 서로 손이 닿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한 채 원격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타석이나 마운드에서 습관적으로 침을 뱉던 선수들도 뉴 노멀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침을 뱉어도 선수들이 따로 징계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KBO가 경기 중 침 뱉는 것을 금지 행위로 분류한 만큼 선수들은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이 있는 좋지 않은 습관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선수만큼 심판과 코칭스태프 등도 새로운 규칙에 적응해가고 있다. 심판들은 얼굴 보호대 안에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 장갑을 낀다. 코칭스태프와 경기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마스크와 위생 장갑 착용이 의무사항인 만큼 코칭스태프와 볼보이, 배트걸 등도 온 힘을 기울여 지키고 있다.

미국 외신들은 KBO가 2020시즌 개막일을 확정하자 개막과 연습경기와 관련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2일 “미국 프로야구와 일본 프로야구에 이은 세계 3번째 리그인 한국 프로야구가 21일 정규시즌 개막일을 확정하면서 동시에 연습경기를 시작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무관중 경기로 올 시즌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상세하게 다뤘다.

미국 야후스포츠도 한국 프로야구의 개막 결정을 알렸다. 이 매체는 “미국은 한국과 달리 코로나19 확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KBO리그의 개막은 메이저리그 개막을 결정하는데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KBO가 그리는 올 시즌 최상의 시나리오는 11월 28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우승팀이 가려지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 올 시즌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10개 구단이 144경기씩을 치르고 11월 2일 정규시즌을 마친다. 포스트시즌은 11월 4일 시작하며 준플레이오프는 종전 5전 3승제에서 3전 2승제로 단축한다. 한국시리즈가 7전 4승제로 7차전까지 열리면 11월 28일 우승팀이 결정된다.

올 시즌 개막이 한 달 이상 늦어진 상황에서 144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KBO의 결정과 관련해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감독이 얇은 선수층으로 무리한 경기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장에 있는 감독들은 일반적인 시즌에도 144경기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개막이 한 달 이상 연기된 만큼 KBO가 올 시즌 144경기 완주 방침을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O와 선수들은 정상적인 리그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올 시즌을 무사히 치러낼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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