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1년 반' 임창정 "삶과 음악에 여유 생겼다"

  • 등록 2018-09-20 오전 8:00:00

    수정 2018-09-20 오전 8:00:00

임창정(사진=nhemg)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제주도에서 생활한 이후에 여유가 생겼어요. 아이들 픽업하고 수영하고 헬스하고 밀린 시나리오도 읽고 독서도 좀 하고…. 그러다 보면 제 음악을 다시 끄집어내서 살펴보는 시간들도 생기죠.”

제주도민이 된 지 1년 6개월 정도가 지났다. 없던 일도 갑자기 생겨나는 경우가 허다할 만큼 바쁘다 보니 곡과 가사를 써도 다시 한번 살펴볼 틈도 없이 음원, 앨범이 나왔던 서울에서 살 때와는 달라졌다. 임창정은 1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만듦새가 좀 세련돼진 느낌”이라며 “20대 젊은 층, 음악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임창정이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가수로 돌아왔다. 2015년 ‘또 다시 사랑’, 2016년 ‘내가 저지른 사랑’. 2017년 ‘그 사람을 아나요’ 등 3년 연속 가을에 신곡을 발표해 음원 차트 상위권에서 롱런했던 임창정이 다시 가을을 컴백시기로 잡았다. 임창정은 19일 정규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발매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제주도에서의 삶은 임창정의 음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앞서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에서 절절한 사랑을 노래했다면 이번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이하 ‘하그사’)는 다소 밝아진 느낌이다. 임창정은 “제주도에 처음 작업실을 만들고 작곡가 멧돼지와 함께 1호로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욕심도 냈다. “편곡을 일부러 요즘 트렌드에 맞춰 기존과는 조금 다르게 했다”고 말했다. 팬의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다. 임창정은 “내 팬들이 30~50대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아들들 또래들도 내 이름과 얼굴을 많이 아는데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그사’에는 사람들의 인생을 녹여냈다. 임창정은 “노래의 제목을 다른 말로 바꾸면 ‘하루도 열심히 살지 않은 날이 없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열심히 살아온 만큼 나도 언젠가는 좀 더 잘 살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창정(사진=nhemg)
이번 컴백에 나서는 임창정의 마음가짐을 대변하는 말처럼 받아들여졌다. 46세의 나이에 컴백을 준비하며 9kg을 감량했다.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에서 폭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고음을 이번에는 더 끌어올렸다. 임창정은 “일반적으로 라이브를 감안해서 녹음을 하는데 이번에는 라이브로 완창이 안될 정도”라고 털어놨다. 어제(18일) 제주도에서 올라와서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가 있는데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이비인후과에 갔던 에피소도도 공개했다. 임창정은 “성대결절을 걱정했는데 진단결과는 다행히 아니라고 나왔다. ‘유스케’ 최초로 립싱크를 할 뻔했다”며 “술과 나이 때문이라는데 5년 전 담배를 끊지 않았다면 이번 노래는 부르지 못했을 거다. 녹음 얼마 전부터는 술도 마시지 않고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임창정은 오는 11월24일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또 다시 전국투어 콘서트에 돌입한다. 녹음은 했지만 라이브가 벅찰 정도의 노래가 컴백 타이틀곡인 만큼 기존과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배워본 적이 없는 피아노, 기타 연주를 익히고 있다. 악보를 보며 피아노를 칠 수 없어 영상을 통해 피아노 연주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통째로 외우고 있다. 임창정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걸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번 투어에서는 서너곡, 내년 공연에서는 10곡 이상 연주하는 게 목표다. 다음달부터는 기타 연주를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정은 후진 양성도 준비 중이다. ‘제2의 임창정’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과거에 저도 수백번 오디션에서 떨어져 봤어요. 그 때 노래를 계속 하도록 용기를 준 실장님이 계세요.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가수를 하려고 하는지 봐왔고 믿어주셨죠. 괜찮은 멤버들을 조합해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게 아닙니다. 그 때 실장님의 역할을 이제 제가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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