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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답변이었다. 체중이 절로 줄었다거나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웠단 이야기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그만큼 15일 종방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마더’(극본 정서경, 연출 김철규)는 보는 이의 눈물을 쏙 빼놓은 드라마였다. 정작 주연 배우인 이보영은 “즐거웠다”며 미소 지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원작인 ‘마더‘는 학대 아동을 유괴한 교사의 이야기다. 아이를 낳은 엄마와 버린 엄마, 입양한 엄마 등 다양한 어머니상을 제시해 모성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이보영은 일찌감치 주인공 강수진 역으로 낙점됐다. 강수진은 어린 시절 자신을 연상시키는 아이 혜나(허율 분)를 납치한 후 진짜 엄마로 거듭나는 인물로, 이보영과 허율의 열연이 드라마를 이끌었다.
“아역 배우(허율)가 있다 보니 수면 시간이 보장됐어요. 늦어도 11시면 촬영이 끝났거든요. ‘쪽대본’ 없이 14부까지 대본 초고가 나온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충분히 캐릭터를 숙지할 수 있어 현장에서 집중하면 됐어요. 오히려 문학적 색채가 강한 대본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기할까 하는 고민이 더 컸어요.”
실제 이보영도 한 아이의 엄마다. 배우 지성과 결혼한 그는 2015년 딸 지유를 얻었다. 그는 “만약 아이가 없었다면 ‘마더’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엄마라는 새로운 수식어는 그가 ‘마더’에 출연한 동기였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선 출연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던 중 펑펑 울기도 했다.
‘현실 육아’가 소재로 오르자 말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도 워킹맘이었다. 지난 3월 2일 한창 ‘마더’ 촬영 중이었지만, 스케줄을 조정해 딸 지유의 놀이학교를 찾았다. 그는 “엄마들 중에 나이가 많은 편이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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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잘하고 싶었어요.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실제 삶도 극적이지 않아요. 고민이 많던 시기에 ‘나는 행복합니다’를 만났죠. 두 번 하라면 못할 거예요. 심적인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이후 운 좋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일부러 그런 캐릭터를 고집한 건 아니에요. 지금 연령대에 할 수 있는 가벼운 캐릭터는 거의 없거든요. 제안 받은 작품 중 늘 최선을 선택하고 있어요.”
다수 여배우들이 호소하는 ‘구직난’에서 그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 가운데 만난 ‘마더’는 그에게 뿌듯한 작품이었다. 주변의 수많은 딸과 엄마들에게 응원을 받았고, 지성은 문자로 “덕분에 많은 이들이 치유 받았을 것”이라 격려했다. 또 내달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 1회 칸 국제 드라마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아시아 드라마로 유일하게 초청 받아 허율과 함께 칸을 찾는다.
“사실 ‘마더’ 종방도, 칸 초청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인정받았다는 뜻이니까 기쁩니다. 당분간 육아에 힘쓰겠지만, ‘마더’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돌아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