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메이커] 나병준 판타지오 대표 "매니저사관학교 만든다"

연기 보컬 훈련부터 영화제작, 언론 마케팅 등까지
"현장 실습 위주 무료 교육으로 '액터테이너' 메이커 발굴"
  • 등록 2013-02-18 오전 8:40:36

    수정 2013-02-18 오전 8:40:36

하정우 지진희 등의 소속사인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사옥에서 사관학교의 문을 여는 소감을 밝혔다.(사진=고규대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액터테이너(actertainer)’을 연이어 발굴하는 게 매니저로서의 꿈이죠.”

나병준 판타지오 대표의 용어 정리는 명확했다. 연기를 하는 ‘액터’를 기본으로 대중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의 자질을 가진 스타의 육성이 급선무다. 자본과 인맥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연예 기획사를 만드는 게 나 대표의 목표다.

“연예 기획사에도 R&D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대중의 기호 변화에 따라 새로운 스타를 양성하는 게 연예 기획사의 할 일이죠. 예전처럼 한 두 명의 배우에 의존하는 시대는 종언을 고했습니다.”

나병준 대표는 76년생으로 2001년 3월부터 당시 최대 규모의 연예 기획사였던 싸이더스HQ에 입사해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배우 지진희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해 김혜수, 전도연 등을 관리하는 팀장으로 성장했다. 나병준 대표가 홀로서기를 시작한 때는 2008년 10월. 그와 뜻을 같이한 지진희 전도연 염정아 공유 하정우 등으로 NOA라는 이름의 연예 기획사를 차렸고, 2012년 영화 제작사 판타지오픽쳐스, 드라마 제작사 솔리드씨앤엠 등을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과 함께 판타지오로 사명을 바꿨다. 판타지오는 ‘판타지(fantasy)’와 ‘근원(origin)’의 합성어다.

판타지오에는 현재 하정우, 염정아, 지진희, 김성수, 주진모, 조윤희, 정겨운, 정경호, 김소은, 윤승아, 정유미, 김서형 등 배우 4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데뷔한 아이돌그룹 헬로비너스의 멤버도 이 회사 신인들이다. 자회사인 판타지오픽쳐스는 공동 제작 영화로 ‘도가니’ ‘러브픽션’, 자체 제작 영화로 ‘롤러코스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말 영화 ‘앙드레 김’을 준비할 예정이고, 조만간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판타지오 극장’의 문을 연다. 2012년 매출액은 설립 첫해에 비해 2배를 뛰어넘었다. 매출액은 직원 70여 명,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의 역삼동 사옥, 지난해 거둔 흑자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결국 스타를 만들어내는 것이잖아요. 지난해부터 기성 스타의 영입을 멈추고, 신예 스타의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죠. ‘액터테이너’라는 개념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어울리는 스타의 필요성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겁니다.”

나병준 판타지오 대표.(사진=고규대기자)
나병준 대표는 오는 3월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음 달 4일 국내 최초로 ‘매니저 사관학교’의 문을 연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이고, 현장 위주의 교육을 실시한다. 대학교의 커리큘럼과 달리 철저하게 현장 실습 위주로 꾸며진다. 1기는 한 달 동안 10~15명을선발해 교육을 시키고, 장기적으로 이후 기수는 6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받는다. 매니저라지만 연기와 보컬 등의 이해를 위한 실전 훈련과 영화제작과정, 언론매체 출연과정, 홍보 마케팅 등의 과목으로 이뤄진다.

“배우와 마찬가지로 매니저도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매니저의 퀄리티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액터테이너’같은 배우를 양성하는 것도 힘들죠. 매니저 사관학교 수료생은 1차적으로 판타지오에서 일부 채용하고, 2차적으로 관련 회사에 진출시키고 싶습니다.”

나병준 대표는 지진희, 하정우 등과 같은 한류 스타를 키우기 위해 매니저의 위상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나 대표 역시 운전을 하는 로드매니저부터 시작했지만 배우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게 아니라 배우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파트너십 관계를 꿈꾸고 있다. 여전히 박봉이지만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꿈을 꾸는 후배들과 함께 한류의 첨병이 되고 싶은 게 나 대표의 미래다.

“인적 자원을 갖추는 게 연예 기획사가 해야하는 R&D의 첫번째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장근석 같은 ‘액터테이너’를 또다시 만들어내는 것, 결국 매니저의 열정과 끈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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