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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준 판타지오 대표의 용어 정리는 명확했다. 연기를 하는 ‘액터’를 기본으로 대중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의 자질을 가진 스타의 육성이 급선무다. 자본과 인맥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연예 기획사를 만드는 게 나 대표의 목표다.
“연예 기획사에도 R&D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대중의 기호 변화에 따라 새로운 스타를 양성하는 게 연예 기획사의 할 일이죠. 예전처럼 한 두 명의 배우에 의존하는 시대는 종언을 고했습니다.”
나병준 대표는 76년생으로 2001년 3월부터 당시 최대 규모의 연예 기획사였던 싸이더스HQ에 입사해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배우 지진희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해 김혜수, 전도연 등을 관리하는 팀장으로 성장했다. 나병준 대표가 홀로서기를 시작한 때는 2008년 10월. 그와 뜻을 같이한 지진희 전도연 염정아 공유 하정우 등으로 NOA라는 이름의 연예 기획사를 차렸고, 2012년 영화 제작사 판타지오픽쳐스, 드라마 제작사 솔리드씨앤엠 등을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과 함께 판타지오로 사명을 바꿨다. 판타지오는 ‘판타지(fantasy)’와 ‘근원(origin)’의 합성어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결국 스타를 만들어내는 것이잖아요. 지난해부터 기성 스타의 영입을 멈추고, 신예 스타의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죠. ‘액터테이너’라는 개념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어울리는 스타의 필요성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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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준 대표는 지진희, 하정우 등과 같은 한류 스타를 키우기 위해 매니저의 위상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나 대표 역시 운전을 하는 로드매니저부터 시작했지만 배우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게 아니라 배우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파트너십 관계를 꿈꾸고 있다. 여전히 박봉이지만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꿈을 꾸는 후배들과 함께 한류의 첨병이 되고 싶은 게 나 대표의 미래다.
“인적 자원을 갖추는 게 연예 기획사가 해야하는 R&D의 첫번째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장근석 같은 ‘액터테이너’를 또다시 만들어내는 것, 결국 매니저의 열정과 끈기가 필요한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