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 정재성, 神技의 수비로 金

  • 등록 2010-01-18 오전 8:32:57

    수정 2010-01-18 오전 8:32:57

[경향닷컴 제공] 3세트 16-15, 아슬아슬한 리드. 이용대(22·삼성전기)는 상대 스매싱을 앞으로 몸을 날리며 걷어올리더니, 계속된 상대의 강스매싱을 누운 채 또 받아냈다. 신기(神技)의 수비에 놀란 중국의 차이윈은 그 다음 공격을 코트 밖으로 내보냈다. 이용대는 “연습할 때도 종종 하던 건데, 실전에서도 성공시켰다”며 웃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정재성(29·국군체육부대) 조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2010 빅터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랭킹 7위) 조를 2-1로 누르고 국제대회 5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이용대의 ‘스파이더맨’ 같은 거미줄 수비가 빛났다. 이용대의 팔꿈치엔 아직 통증이 조금 남아 있는 상태. 스매싱의 위력은 약했지만 상대 코트 좌우를 휘젓는 날카로운 드롭샷과 함께 상대의 강력한 스매싱을 모조리 받아내는 날렵한 수비 실력을 뽐냈다. 이용대와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정재성은 후위에서 강력한 스매싱을 도맡았다. 3세트를 21-18로 따낸 뒤 이용대는 ‘윙크’ 대신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며 여자단식 결승에 오른 세계랭킹 58위 성지현(19·창덕여고)은 중국의 왕스셴(세계 7위)에게 0-2로 졌다. 1세트를 10-21로 내준 뒤 맞은 2세트에서 한때 17-11까지 앞섰으나, 결국 4차례 듀스 끝에 23-25로 졌다.

체력이 문제였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지난해 마카오 오픈에서 8강에 오른 게 전부였다. 매번 결승에 오르는 선수들과 달리 첫 경험이다 보니 이미 4강을 치르면서 체력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선보인 성지현의 노련한 플레이는 팬들은 물론 대표팀 선배들도 놀라게 했다. 2005년 이 대회 여자단식 우승자인 전재연(전 대교눈높이·은퇴)은 “키(1m75)가 큰 데다 경기 운영 면에서 잔 실수가 적다. 모든 면에서 나보다 뛰어나다”고 말했고, 이효정도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앞으로 대성할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49분간 혈전을 치른 성지현은 지쳐서 입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면서도 오후 2시쯤 경기가 끝나자마자 김학균 코치가 모는 승용차를 타고 급히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18일부터 열리는 말레이시아 슈퍼시리즈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오후 4시50분 비행기를 타야 했다. 시드를 받은 이용대-정재성과 달리 국제무대에서 아직 무명에 불과한 성지현은 예선을 통과해야 본선에서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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