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중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드라마에 출연하라

  • 등록 2008-02-04 오전 9:49:36

    수정 2008-02-04 오후 3:25:12

▲ 드라마로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류 스타들. 비, 이영애, 안재욱, 장나라. (사진 왼쪽부터)


[편집자주]‘클릭하면 스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CD와 필름을 대신하는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호흡은 점차 가빠졌고, 다매체 시대 매체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빠른 산업화에 살아남기 위한 해법도 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진단해본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중국에서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드라마에 출연하라.'

최근 중국 베이징에 개인 사무실을 내고 장나라의 중국활동을 돕고 있는 장나라의 부친 주호성씨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철저한 현지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주호성씨는 수박 겉핥기식의 현지화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중국시장을 제대로 알고 공략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현지화라고 할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 일본과 함께 베세토라인을 형성하며 한류의 중심지로 떠올랐던 중국에서의 한류는 어느새 침체기를 걷고 있는 듯하다. 한류를 이끌었던 1세대 안재욱 베이비복스 와 2세대라 할 수 있는 비,장나라,이영애 이후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공연이 종종 열리지만 대만이나 홍콩스타들의 맹활약과는 거리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한국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한류스타들이 전반적으로 중국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주씨에 따르면 한국가수들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현지화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인들을 한국인보다 낮게 평가하는 시선을 조심해야 된다고 밝힌다. 중국이 문화 개방이 다소 더딘 점은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무시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동시에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광범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광활하다는데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은 음반 출시후 프로모션을 위해 전국 투어를 나서면 1년이 족히 걸린다. 중국에 올인하는 국내 스타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스타라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써야할까. 바로 드라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멀티형 스타들이 성장해 온 국가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4대 천왕 장학우, 유덕화, 곽부성, 여명 등을 비롯해 중국은 전통적으로 가수와 연기자를 넘나드는 스타를 좋아한다. 그도 그럴것이 땅이 워낙 넓다보니 대도시 주변에 살지 않고서는 스타를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 등으로 인지도를 쌓은 가수들은 사정이 다르다. 드라마를 통해 쌓아온 이들의 인지도는 보다 광범위한 팬층을 갖게 된다. 중국은 CCTV라는 국영방송외에도 각종 케이블이 존재한다. 채널만도 수백개가 된다. 각종 채널에서 드라마를 틀어주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인지도 상승을 가져올수 있다.

실제 베이비복스를 제외하고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안재욱 장나라 비 이영애 등 모든 한류스타들은 이런 드라마를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풀하우스' '명랑소녀 성공기' '대장금'이 방송되면서 비 장나라 이영애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했다.

최근 중국에서 한류스타들이 침체기를 맞는것도 중국에서 히트한 한국드라마가 없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현지 드라마 '띠아오만 공주'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려는 장나라의 노력도 이런 측면에서도 보면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현지화는 철저하게 중국인에 맞춰야 된다는 점이다. 종종 국내 가수중에는 일본이나 중국 무대에서 한국어로 노래 부르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이런 것들을 자존심이라고 표현하며 언론에 공개하기도 한다. 물론 장소와 때에 따라선 한국어 노래 무대가 의미가 있을수 있다. 하지만 좀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처럼 어리석은 발상도 없다. 가령 우리나라 방송에 태국이나 인도가수가 나와 그 나라의 언어로 노래를 부른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국내에 인지도를 얻은 드라마 스타라 할지라도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는가.

그런점에서 다소 유치할지 모르지만 울긋불긋한 메이크업에 국내에서 다소 낯설지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장나라의 모습은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 OBS경인TV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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