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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두산은 SK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론은 전혀 사실 무근이었다. 두산은 이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잘잘못을 떠나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두산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까지 발끈하게 만든 몰카 파문은 두산의 한 불펜 보조요원의 제보가 발단이 됐다.
큰 일을 앞두고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다. 그러나 두산은 필요 이상의 반응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카메라가 있다는 위치 등을 조금만 꼼꼼히 따져봤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문제는 심리적으로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은 두산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판 대부분의 의혹 제기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팀에서 나온다. 반전용 카드로 쓰이기도 하지만 상대팀에 대한 부담감 탓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사실 여부를 떠나 결국 한화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두산은 (사실이 아니기에) 평소의 플레이를 이어간 반면 의심을 거두지 못한 한화는 평소와 같은 플레이를 하기 어려웠다. 결국 한화는 두산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은 그 존재를 인정하는 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상대가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부담감을 지나치게 의식하게되면 계산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의 몰카 의혹 제기가 그저 해프닝으로 끝난다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SK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면 두산에 도움될 것도 없다.
반면 SK 입장에선 두산의 혼선(?)이 반가울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지만 7차전 승부는 갈 길이 결코 짧지 않다. 보이지 않는, 아니 실재하지 않는 손이 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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