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팀 두번째 골을 넣은 주민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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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팀 세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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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해리 케인’ 주민규(울산HD)가 득점력만큼이나 빼어난 연계 능력을 선보였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의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싱가포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뜨거운 화력을 뽐내며 싱가포르를 7-0으로 크게 이겼다.
4승 1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13)은 남은 중국전 결과와 관계없이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2차 예선 6차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주민규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조규성(미트윌란)이 부상으로 빠지며 공백을 메워야 했다. 여기에 함께 뽑힌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은 A대표팀 첫 발탁이었다. 주민규 역시 A매치 경험이 2경기에 불과했으나 김도훈호의 최전방을 이끌어야 했다.
|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선취골을 넣은 이강인이 주민규와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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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발 출전한 주민규는 자신의 강점인 득점력과 연계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마치 대표팀에서의 경험은 적으나 베테랑 프로 선수로서 또 K리그1 득점왕 출신의 위력을 무력시위 하는 듯했다.
선제 득점이 중요한 경기에서 주민규가 도우미로 나섰다.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슈팅이 막히자 부지런히 공을 쫓아가 살려냈다. 이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패스를 내주며 선제골을 도왔다.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답게 골 맛도 봤다. 1-0으로 우위를 점한 전반 20분 김진수(전북현대)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주민규의 A매치 데뷔골. 1990년생인 주민규는 34세 54일에 A매치 첫 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 고령 득점 순위에서 최진철(34세 21일)을 밀어내고 8위에 올랐다.
|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한국 주민규가 팀 두번째 골을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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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두번째 골을 넣은 주민규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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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는 후반전 들어 많은 팬이 기대하던 손흥민과의 시너지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후반 8분 중앙선 아래에서 공을 잡은 주민규가 왼쪽 측면에 있던 손흥민에게 긴 패스를 건넸다. 공을 잡은 손흥민이 중앙을 파고든 뒤 그대로 골망을 출렁였다. 마치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손흥민이 보여주던 합작 플레이 같았다.
내친김에 주민규는 도움 해트트릭까지 작성했다. 1분 뒤 중원에서 싱가포르의 공격이 끊겼다. 역습에 나선 주민규가 공 소유권을 따냈고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이강인에게 내줬다. 이강인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사실상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A매치 세 번째 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한 주민규는 5-0으로 앞선 후반 13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과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58분 동안 무려 4개의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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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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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출신인 주민규는 K리그에서부터 패스 잘하는 공격수로 꼽혔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지만 내려와서 공을 받고 동료에게 연계 해주는 플레이에 능했다. ‘K리그 해리 케인’이라고 불리며 대표팀에서 손흥민과의 호흡이 기대된 이유였다.
이날 주민규의 연계 플레이는 대표팀 공격의 선택지를 넓혔다. 정확하고 빠른 패스는 공격 전개 속도를 높였고 손흥민, 이강인 등 측면 자원의 파괴력을 더했다. 다소 투박했던 조규성과는 다른 매력으로 최전방 경쟁에 불을 붙였다.
K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도 번번이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주민규는 지난 3월 A매치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33세 333일로 한국 축구 최고령 A대표팀 선발의 기록을 썼다. 여기에 태국전에 나서며 33세 343일로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이날 고령 득점 순위 8위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