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2016년 5월 4일 발매한 데뷔 미니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입니다. 아이오아이가 앨범 발매 하루 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한 데뷔 쇼케이스에 참여한 이후 뒤늦게 받은 CD입니다.
아이오아이는 음악채널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만들어진 팀입니다. 각기 다른 소속사에 속한 가수 연습생들이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데뷔조로 한 데 뭉쳐 특정 기간 동안에만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시초가 된 팀이죠.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김청하, 김소혜, 주결경, 정채연, 김도연, 강미나, 임나영, 유연정 등 11명이 아이오아이로 뭉쳐 약 10개월 동안 활동했습니다. 해산일을 정해두고 활동하는 팀이다 보니 ‘시한부(時限附) 그룹’으로 불리곤 했죠. ‘프로듀스101’이 ‘국민 프로듀서’로 명명한 시청자 투표로 멤버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터라 ‘국민 걸그룹’으로도 통했습니다.
‘꽃길’도 아이오아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키워드죠. 멤버 김세정이 방송 당시 “엄마, 오빠, 우리 셋이서 바닥부터 힘들게 살아왔는데, 앞으로 ‘꽃길’만 걷게 해 드릴게요”라는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게 나비효과의 시작점이었는데요. 이후 ‘꽃길만 걷자!’는 김세정뿐만 아니라 아이오아이 전체를 향한 응원 메시지로 자주 쓰였습니다.
쇼케이스 때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한 줄로 서서 ‘꽃길’로 만들어놓은 무대를 걸으며 데뷔의 꿈을 이룬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당시 김세정은 “정말로 꽃길을 걸어서 오게 됐다. 이제 진짜 시작인 것 같고 설레고 떨린다”며 웃어 보인 뒤 “비록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 시간 안에 더 많은 걸 보여드리기 위해 단단히 뭉쳐 하루하루 활동을 열심히 해나갈 것”이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습니다.
데뷔를 알린 앨범인 ‘크리슬리스’에는 총 7개의 트랙을 담았습니다. ‘드림 걸스’(Dream Girls), ‘똑 똑 똑’, ‘두 왑’(Doo Wap) 등 3곡의 신곡과 ‘프로듀스101’ 경연곡을 아이오아이 버전으로 재녹음한 ‘크러쉬’(Crush), ‘벚꽃이 지면’, ‘픽 미’(Pick Me)를 함께 담았죠. 나머지 한 곡은 인트로 트랙입니다.
트랩 요소를 가미한 경쾌한 분위기의 팝 댄스곡인 ‘드림 걸스’가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노랫말에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 그 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는데요. 곡의 주제는 치열한 경연 과정을 거쳐 데뷔 기회를 잡은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이야기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쇼케이스 당시 김도연은 “프로듀서님이 ‘프로듀스101’ 첫 방송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고 ‘드림 걸스’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분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죠. 아울러 팀의 리더였던 임나영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라 한 번만 들어도 귓가에 남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워낙 화제성이 높았던 팀이다 보니 데뷔곡 또한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드림 걸스’는 써클차트(구 가온차트) 월간차트 7위까지 오르면서 아이오아이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곡이 됐습니다. 사랑에 빠진 마음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한 따듯한 분위기의 곡인 ‘똑 똑 똑’과 따듯한 봄을 지나 뜨거운 여름으로 향하는 순간의 감정을 아련하게 표현한 ‘벚꽃이 지면’도 동 차트 순위권에 오르며 함께 사랑받았습니다.
아이오아이 출신 중 지금도 걸그룹으로 활동 중인 멤버는 위키미키 멤버인 김도연과 최유정, 우주소녀 멤버인 유연정 3명뿐입니다. 나머지 멤버들은 솔로 가수나 배우, 혹은 두 활동을 겸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최근엔 전소미가 ‘패스트 포워드’(Fast Forward)를 타이틀곡으로 한 새 미니앨범을 냈고, 9월 4일에는 김세정이 첫 정규앨범 ‘문’(門)을 발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