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싱크홀'·'인질' 손익분기점 넘겨도 영화계는 한숨

  • 등록 2021-09-02 오전 6:00:00

    수정 2021-09-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세 편의 한국영화가 관객몰이를 하면서 코로나19 속 한국영화의 질주가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31일까지 ‘모가디슈’는 310만 9696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날까지 ‘싱크홀’은 202만 986명, ‘인질’은 120만 9524명의 관객을 각각 동원해 두 영화도 올해 흥행 10위권에 포함됐다.

세 편의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주도하면서 8월은 전달보다 13% 가량 늘어난 790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모았다. 이는 지난해 8월 관객 수 883만명에는 못 미치나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4단계)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일군 유의미한 성과로 여겨진다.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제작비로 250억원, 140억원을 들인 소위 ‘텐트폴’ 영화다. 두 영화는 당초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 속에서 개봉을 머뭇거리다가 제작비의 50% 매출 달성 시까지 상영권료를 배급사에 전액 지급하는 극장의 제작비 절반 보전 지원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싱크홀’은 손익분기점 200만명을 넘겼고 ‘모가디슈’와 ‘인질’(제작비 80억원)은 손익분기점까지 350만명, 180만명으로 좀 더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VOD 및 해외 판권 등의 수입을 고려하면 손실은 면할 전망이다. 극장과 배급사의 상생모델이 결실을 본 사례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올 여름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동반 관람 불가, 오후 10시 이후 영업 불가 등 악조건 속에서 극장과 배급사가 힘을 합쳐 영화 시장을 살리려고 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상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영화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극장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월 13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10개의 영화 단체가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올 여름은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계가 정상화되려면 방역 완화 등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좋은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와줘야 한다”고 짚었다.

1일 개봉한 마블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시작으로 오는 29일 ‘007 노 타임 투 다이’ 10월 13일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듄’ 11월 ‘이터널스’ ‘탑건:매버릭’ 12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등의 기대작으로 외화들은 연말까지 대략적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국영화는 추석 연휴를 겨냥해 ‘기적’과 ‘보이스’가 오는 15일 개봉을 확정했지만 그 외에는 개봉 소식이 들리지 않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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