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결정적순간]'그알' 박창진 사무장, 고개 떨군 한숨의 의미

  • 등록 2015-01-12 오전 7:02:52

    수정 2015-01-12 오전 8:25:09

‘그것이 알고싶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갑(甲)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거세다.

가진 자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연일 우리 사회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백화점 모녀와 땅콩회항’ 편이 방송된 지 3일이 지났다. 여전히 대중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땅콩회항’ 사건과 ‘백화점 모녀’ 사건을 다뤘다. 무엇보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을 둘러싼 ‘땅콩회항’ 사건은 지난해 방송 이후 추가적인 내용이 전파를 타 이목을 집중시켰다.

‘땅콩 회항’ 사건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마카다미아를 제대로 서비스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여승무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가하고 담당 사무장까지 하차시키는 소동으로 뉴욕발 한국행 비행기를 활주로에서 회항시킨 일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방송을 본 뒤 “더 할 말이 있다”는 제보자가 속출했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했다. 그 중심엔 조현아 전 부사장 앞에 무릎을 꿇고 ‘마카다미아 서비스 매뉴얼’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하차 명령을 받은 박창진 사무장이 있었다.

박창진 사무장의 증언은 가려진 진실의 실마리가 됐다. 국토위 관계자와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록에서 그는 흐느껴 울었다. 한때 회유에 휘말렸지만 “너만 떳떳하면 난 아들을 믿는다”던 어머니의 말에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그였다. 박 사무장의 어머니는 그가 양심 고백을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박 사무장은 ‘땅콩 회항’ 사건의 실체와 마주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 결국 꾐에 넘어간 여승무원의 신원을 확인시켜줬다. 조현아 전 부사장 관련 검찰 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여승무원으로 사건이 불거진 당시 퍼스트 클래스에서 서비스를 했다.

화면에 담긴 모습은 섬뜩했다. 여승무원은 검찰조사에 앞서 자신을 취재하려 몰린 취재진을 뒤로 묘한 미소를 지었다. 박 사무장은 고개를 떨궜다. 해당 승무원은 이번 일이 잘 해결되는 조건으로 한 대학의 교수직을 보장 받은 상황이었다. 박 사무장은 한숨을 쉬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방송 말미 그 동안 사회고위층이 법의 심판을 받았을 경우, 어떤 결말을 맺었는지 되돌아봤다. 법률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당시 재판 결과에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라며 쓴웃음을 보였다. ‘땅콩회항’ 사건도 비슷한 위기에 놓여있다는 경고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강조하고자 한 진짜 메시지였다.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는 박 사무장의 모습이 마치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마지막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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