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내시·금성에서 온 `병기녀`(인터뷰)

KBS2 `개그콘서트`의 `감수성`내시 김영민·`최종병기 그녀` 김혜선
김영민 "소개팅·결혼 축가 알바 뚝 끊겨..목욕탕 가면 아래만 봐"
김혜선 "술집 가면 병따개 안주기도"
  • 등록 2012-02-07 오전 6:20:00

    수정 2012-02-07 오전 8:03:37

▲ 김영민·김혜선(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성(性)을 바꿔야 사는 두 사람이 있다. 한 남자는 `감수성`에 산다. 직책은 내시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오빠가 좋은걸"이라고 애교를 부려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나는 언니야, 이 계집애야." 개그맨 김영민(30)이 KBS2 `개그콘서트`에서 내시로 산 지 10개월. "소개팅이 끊긴 지 오래다." 후유증은 컸다. 김영민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개그우먼도 있다. `최종병기 그녀` 김혜선(29). 그는 `철의 여인` 같다. 무술과 인상 쓰기가 특기다. 그래서 `여자 달인`이라고 불린다. "사람들이 차력사인 줄 안다." 두 사람은 거침없는 도전으로 `개그 정글`을 헤쳐왔다. 그런 내시와 `병기녀`의 만남. 두 사람은 뜨겁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눴다. 가려졌던 성 정체성 뽐내기도 치열했다. "운동이 취미다."(김영민) "애교도 많다."(김혜선)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로 살아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김영민: 경제적으로 난처한 일도 있다. 가수 활동을 해 `나름 웨딩계 축가의 서태지`였다. 그런데 내시 역을 하고 단 한 번도 축가 섭외가 안 들어왔다. 뭔가 불경스러워 보이나 보다. 목욕탕 가면 사람들이 자꾸 아래(?)를 내려다본다. 내가 눈을 맞추고 인사하는 데도 상대방은 내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나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웃음)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김영민 고X에요?`라는 질문들이 많다. 처음에는 민망했다. 검색 정보 지워달라고 할까란 고민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현상을 지켜보는 게 재밌더라. 어떤 사람이 `고X`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하고. 공감대가 형성된 거다. 개그맨으로서 고마운 일이다.

▲김혜선: 나도 목욕탕 가면 아주머니들이 많이 쳐다보신다. 솔직히 다 벗고 있는 상황에서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개그우먼 아니냐?"고 물어보면 부끄러워 "아니다"라고 한다. 그런데도 "에이, 몸 보니까 맞는데..."라고 해 놀랐다. 친구들이랑 술집을 가면 아주머니가 병따개를 안 줄 때도 있다.(웃음) 초반에는 사람들이 진짜 내가 차력사인 줄 알더라. 개그우먼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속상했다. 울기도 했고. 그러다 `차력사` `병기` 같은 말도 관심에서 나온 말이라는 생각에 고마웠다.

-어떻게 내시와 `병기녀`가 됐나 ▲김영민: 슬럼프를 겪다가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되겠다는 생각에 군에 입대했다. 가서 몸 만드는 데 주력했다. 사회 나가면 몸으로 떠야지란 욕심도 부렸다. 그러다 제대하고 김준호 선배 등과 모여 코너를 짜다 `감수성`이 나왔다. 처음에는 병사 캐릭터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서수민 PD가 내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 처음에는 `나한테 왜 그러지?` 싶었다. 그런데 옷 입고 거울 딱 봤는데 `이거구나` 싶더라. 가는 목소리도 잘 나고. 새로운 시도였다. 그간 `개그콘서트`에 그런 남자캐릭터도 없어 욕심이 나더라.

▲김혜선: 동기 중에 늦게 코너를 맡은 편이다. 그간 코너 검사를 맡았는데 잘 안됐다. 뭐를 해야 살아남을까 고민하다 액션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액션스쿨에 다녀 아무래도 몸 쓰는 건 되니까. 앞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화제가 된 것도 호재였다. 하지원이 스턴트우먼으로 나왔잖나. 처음 코너 짰을 때는 캐릭터가 정말 강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낙법은 기본이었다. 지켜본 동료와 선배들 다들 `웃겼다`가 아니라 `괜찮아?`라며 걱정을 먼저 했으니까. 그러다 그 수위를 방송에 맞게 낮춰 자리를 잡았다.
▲ 김영민·김혜선
-둘 다 얼굴을 알리기까지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연기력 부족..콤플렉스" ▲김영민: 개그맨으로 지난 2004년에 데뷔했다. 철저히 무관심 속에 8년을 살아온 거다. 대부분 상승세 혹은 하락세를 타기 마련인데 난 그것도 아니었다. 공무원처럼 `개그콘서트`에서도 코너 하나씩은 쉬지 않고 했다. 그래도 주목은 받지 못했다. 출발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다. 나는 음악 활동으로 시작(김영민은 지난 2001년 김현정의 백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약했다)해 개그맨으로 길을 바꾼 케이스다. 다른 개그맨들은 오랜 소극장 생활로 다져진 연기 내공이 있다.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난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자책도 많이 했다. 조바심도 났고. 그러다 뭔가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입대를 했다.

"어렸을 때는 댄서가 꿈..팀 활동도" ▲김혜선: 어렸을 때 댄서가 꿈이었다. 고향(전북 군산)에서 댄서팀 멤버로도 활동했다. 서울로 올라온 것도 춤 때문이었다. 백댄서가 되고 싶어 20세 때 무작정 상경했다. 신문 배달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렸고. 그러다 한계를 느꼈다. 키도 안 되고 외모도 안 되고 댄서로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조건이잖나. 25세 때인가? 그러다 지인들 권유로 우연하게 KBS 개그아카데미 오디션을 봤다. 가보니 여자는 나뿐이더라. 막상 해보니 욕심이 났다. 당연히 재미도 있었고. 그래서 대학로에서 극단 생활하며 살아남야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2년 전에 SBS `스타킹`에 할머니 스턴트우먼으로 출연했는데 녹화 끝나고 조혜련 선배가 `개그우먼 한 번 해봐라`는 말도 해줬다.

-둘 다 출발이 특이하다 "`내시드폴`이라고 하더라." ▲김영민: 알고 보면 가수로 1집도 냈다. 그런데 음반 얘기는 꺼내고 싶지 않다.(웃음) 윤형빈과 꾸린 오버액션 새 음반도 아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공교롭게 가수 루시드폴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언젠가는 라디오 스튜디오에 갔더니 어떤 작가가 내가 루시드폴인줄 알고 대본을 주더라. 어떤 네티즌은 `내시드폴`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윤종신은 `저학력 루시드폴`이라고 농담도 하고.    "개그우먼으로 희소성, 그게 액션이었다." ▲김혜선: 액션 스쿨에는 뭔가 특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들어갔다. 개그우먼으로서 희소성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액션스쿨에서 정두홍 감독에게 6개월 정도 무술을 배웠다. 생각보다 버티는 게 힘들더라. `최종병기 그녀`에서 액션 합을 맞춰주는 친구들이 다 액션스쿨 동기다. 그래서 고마울 뿐이다.
▲ 김영민·김혜선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

▲김영민: 외향적이었다. 대학 다닐 때는 학년 대표 같은 역을 놓치지 않았다. 어쩌다 놓치면 굉장히 힘들어했다.

▲김혜선:학창시절에는 덩치가 더 컸다. 지금보다 20kg 정도 몸무게가 더 나갔으니. 머리도 `스포츠머리`(짧게 자른 남자들의 머리)였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친구들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웃음)

-만나는 이성이 있나? 있다면 연애스타일도 궁금하다 "박학다식한 사람이 좋다." ▲김영민: 사귀는 사람은 없다.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있지만.(웃음) 요즘 윤형빈과 부산에서 소극장을 내 운영하고 있어 좀처럼 짬이 나지 않는다. 이상형은 박학다식한 사람이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신문보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 것을 즐기고. 결혼에 대해 조급함은 없다. 서른다섯 이후에 하고 싶다.

"애교도 많고 엄마같이 챙겨주는 스타일" ▲김혜선: 만나는 사람은 없다. 연애할 때는 애교를 많이 부리는 편이다. 엄마같이 간섭하고 챙겨주는 걸 좋아한다.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 나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상형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내가 키가 작아 될 수 있으면 키가 큰 사람이었으면 싶다. 웃는 게 귀여운 남자가 좋다. 이래 봬도 여성스럽다. 핑크색을 좋아해 집에 가면 핑크색 천지다. `스폰지밥` 좋아하고. 정리 벽이 있어 집 더러운 꼴은 못 본다. 요리도 꽤 한다. 나 전라도 여자다.

-지금 캐릭터가 강해 다음이 걱정될 것 같다

▲김영민:물론 걱정이다. 준비는 하고 있다. 아무래도 남자다운 캐릭터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다.

▲김혜선:선배들도 `다음에 뭐 하려고 그러냐`는 걱정을 많이 하신다. 나도 걱정이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갑자기 여성스러운 캐릭터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남들이 하지 않은 캐릭터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 김영민·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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