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과 그리스의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이 열린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 ‘뿌우~’하고 120㏈에 달하는 부부젤라 소리가 불규칙하게 울려퍼지던 전반 중간쯤 신기한 소리가 울려퍼져 한국 응원단의 귀를 의심케 했다.
그 소리는 남아공인들이 부부젤라로 꽹과리 소리에 맞춰 한국 응원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꽹과리가 ‘짜작자작짝’ 부분을 치면 부부젤라가 ‘대~한민국!’ 부분을 불었다. 완벽한 리듬이었다. 소음으로만 들리던 부부젤라 음성이 꽹과리를 만나면서 균형을 찾은 듯했다. 그라운드에 울려퍼진 이 메가톤급 응원은 전반이 끝날 때까지 계속 됐다.
부부젤라는 시끄럽다. 전 세계적으로 ‘너무 심한 소음을 일으키는 부부젤라를 사용하지 말자’는 운동이 일어날 정도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사용하기에 따라 좋은 응원 도구가 될 수 있다. 꽹과리와 부부젤라의 협력 응원이 있었던 그리스전에서는 한국이 2-0으로 이겼다. 다음 경기 아르헨티나전에서도 힘을 발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