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대회를 앞두고 수영 용품 업체 스피도는 후원 선수인 펠프스가 7관왕을 하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목표를 이루리라고 기대했다기보다는 홍보 효과를 노린 측면이 강했다. 그런데 '수영 신동'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19세 선수는 놀랍게도 금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따는 성과를 거뒀다.
펠프스는 작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국 금메달 7개를 걸며 단일 세계선수권 최다관왕(6관왕·이언 소프·호주) 기록을 바꿨다. 혼계영 400m 우승을 놓친 게 옥에 티였다. 당시 펠프스는 체력 부담을 줄이려고 결선에만 나갈 예정이었는데,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미국이 예선에서 실격하면서 당연시되던 8관왕을 놓쳤다. 예선 세 번째 영자였던 이언 크로커가 교대 0.04초 전에 물에 뛰어들어 허용 오차(0.03초 이내까지 먼저 출발 가능)를 0.01초 넘기는 반칙을 한 탓이었다.
호주 신문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스피도가 걸었던 '7관왕 보너스' 100만 달러가 유효하지만 스피도 측이 4년 전과 달리 이번엔 보험을 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이 그만큼 펠프스의 7관왕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뜻이다. 마크 스피츠 역시 USA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펠프스가 유례없는 기록 격차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펠프스가 설령 7관왕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이변이 없는 한 역대 올림픽 통산 최다관왕이 유력하다. 금메달을 '4개만' 따면 마크 스피츠와 파보 누르미(핀란드), 칼 루이스(미국·이상 육상), 라리사 라티니나(구소련·체조·이상 통산 금메달 9개)를 제친다. 수영 천재의 '골드 러시'가 세계 수영사의 새 물줄기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