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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에서 결승전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2위)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의 우승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출전한 두 체급에서 모두 우승을 이루며 무너졌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 한국은 2004 아테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태권도에서 금메달 2개를 딴 바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4개다.
이 체급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2008 베이징 대회 임수정 이후 16년 만이다. 2000 시드니 대회 정재은, 2004 아테네 대회 장지원에 이어 임수정까지 3회 연속으로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이후로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6강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에서 한국계 선수인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을 잡고 올라온 김유진은 준결승에서 체급 내 최강자로 꼽히는 세계 1위 뤄쭝스(중국)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결국 결승에선 2위 키야니찬데까지 누르고 귀중한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어 2라운드도 김유진이 경기를 주도했다. 시작 34초 만에 머리 공격을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에도 긴 다리를 이용한 몸통 공격을 두 차례나 성공시켰다. 키야니찬데의 두 차례 감점까지 얻어 9-0까지 달아나면서 금메달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김유진은 금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들고 매트를 돌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유진은 대표팀 동료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5위 안에 든 박태준(경희대·5위),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특별시청·이상 4위)과 달리 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선발전-대륙별 선발전 등을 추가로 거쳐 올림픽에 출전했다.
김유진의 금메달은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13번째 금메달이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수립한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13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편, 8강에서 김유진에게 패한 한국계 캐나다 선수 스카일러 박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진출한 3위 결정전에서 라테시아 아운(레바논·23위)을 라운드 점수 2-0(0-0 4-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는 라운드에서 점수가 같을 경우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가 된다. 스카일러 박은 이 기준에 따라 1라운드를 가져간 뒤 2라운드에선 점수로 앞서 동메달을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