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터지자 시청률 고공행진… 지상파 '올림픽 특수'

MBC 김성주·장혜진 양궁 중계
男개인 결승전 시청률 최고 20%
펜싱은 KBS 김준호·김정환
배드민턴은 SBS 이용대 등
올림픽 스타 '골라 보는 재미'
  • 등록 2024-08-08 오전 6:00:00

    수정 2024-08-08 오전 11:44:58

(사진=KBS, MBC, SBS)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와! 김우진이 이겼습니다! 남자 양궁 최초 3관왕! 김우진이 새 역사를 썼습니다!”(MBC 김성주 캐스터)

지난 주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의 슛오프 마지막 한 발에 숨죽였던 국민들은 환호를 내질렀다. 3년 만에 돌아온 하계 올림픽은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시원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금메달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2024 파리올림픽을 중계하는 지상파 3사 KBS·MBC·SBS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시작은 초라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새벽 2시에 방송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KBS 1.4%, MBC 1.0%, SBS 0.6%를 기록했다. 7시간 시차와 새벽 시간대 방송을 감안해도 0%대 시청률은 이번 올림픽에 대한 낮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수치였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전은 선수들이 이뤄냈다. 최근 진행된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MBC는 순간 최고 시청률 전국 가구 기준 18.3%, 수도권 가구 기준 20.1%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방영 중인 지상파 드라마 중 20%를 넘긴 작품은 단 한 편도 없다. 평균 시청률로 봐도 MBC는 전국 기준 13.6%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파리 올림픽 시청률 중 역대 1위를 차지했다.

김성주(왼쪽)과 장혜진(사진=MBC)
올림픽 스타 출몰→골라보는 중계…시청률 상승곡선

태극전사들이 금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지상파 3사의 시청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종목별로는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양궁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배드민턴, 사격, 펜싱 경기도 국민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스포츠 경기에 안방극장은 연일 들썩였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지상파 3사는 모처럼의 올림픽 특수에 미소를 지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0%대 시청률(개막식)에서 20%(양궁)까지 치솟는 등 올림픽 중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당초 예상 금메달이 5개였지만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며 “관심받는 스타 선수가 많이 등장했고, 경기 영상은 물론 과거 서사도 조명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방송사별로 특색을 내세운 중계진 조합도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양궁에선 MBC의 김성주·장혜진, 펜싱에선 KBS 김정환·김준호, 사격에선 KBS 김민경, 배드민턴과 탁구에선 SBS 현정화·이용대가 호평을 받았다. 다수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던 김성주는 스포츠 캐스터로도 대중에 깊은 신뢰감을 주고 있다. 김준호·이용대처럼 전문성과 현실 감각을 가진 선수 출신 해설위원의 중계 또한 시청자들이 경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 주고 있다. 주말 내내 올림픽 중계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는 30대 여성 강다윤 씨는 “해설과 캐스터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며 “올림픽을 볼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재미’도 스포츠 중계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중계라고 하면 딱딱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실용사격 국가대표 출신 코미디언 김민경의 중계는 재미를 더한 해설로 기존의 틀을 깬 예”라고 설명했다.

오상욱(왼쪽)과 김예지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을 싹쓸이한 한국 양궁 대표팀 김우진(왼쪽부터), 이우석, 김제덕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상욱→김예지, ‘파올’ 스타 잡아라

방송가는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올림픽 특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벌써 각 방송사 예능 제작진들은 올림픽 스타 섭외 경쟁에 나섰다. 이미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첫 메달의 주인공 오상욱부터 유도의 안바울·허미미·김민종, 사격의 오예진·김예지·반효진 선수를 섭외했다. SBS 예능 ‘동상이몽2’는 펜싱 구본길·오상욱·박상원·도경동의 경기 후 근황을 오는 12일 방송한다. 도쿄올림픽 이후 ‘양궁 3관왕’ 안산, ‘여자배구 4강 신화’ 김연경·김희진 등이 인기 예능을 휩쓸었던 것처럼 파리올림픽에서 배출된 스포츠 스타들의 브라운관 활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3사가 전 세대가 함께 즐긴 올림픽 중계 노하우를 기존 프로그램에 접목해 채널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스포츠 스타의 후광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전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와 감동을 전달하는 영상 매체로서 지상파의 역할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자극적인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경쟁보다는 지상파로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채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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