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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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사실 간호사 역할이 이번에 여섯 번째에요. ‘라이프’는 좀 색다른 의학 드라마잖아요. 의료계 종사자 분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커졌어요.”
천생 여자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신뢰 가득한 면접 프리패스상”이란 농담에 얼굴을 가리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질문에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지난 11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속 흉부외과 간호사 역의 박지연이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항상 좋았어요. 진지했고, 서로 배려를 많이 했어요. 유재명 선배와 주로 연기했는데 인연이 있어 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조승우 선배는 함께 촬영한 장면이 없는데 먼저 이름을 불러주고 친근하게 대해주셨어요. 응급의료센터 치프 역을 맡은 박지연(동명이인) 씨와는 회식 자리에 처음 만나 반가워했죠.”
지난 촬영 현장을 떠올리는 박지연의 표정이 밝았다. 그만큼 화기애애한 현장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오디션 1등”이란 홍종찬 감독의 말도 떠올랐다. 이수연 작가의 칭찬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그에겐 “처음 대본리딩부터 시작해 끝까지 출연한 첫 드라마”란 의미도 있었다. 매회 대본을 확인하며 마음을 졸였다는 그는 “감사한 작품”이라고 웃었다.
|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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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공의 적2’(2005)로 상업영화 활동을 시작했다. 어느새 출연 영화만 40편이 넘었다. 그중에서 유난히 간호사와 인연이 깊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2009)를 시작으로 ‘채식주의자’(20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드라마 tvN ‘호구의 사랑’(2015)에 이어 ‘라이프’까지 벌써 여섯 번째 간호사 역할이었다. 여자 배우의 역할이 한정돼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몫했다. 그는 “다양한 직업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 사진=‘라이프’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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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에서 주사를 놓는 신이 있었어요. 부산에서 촬영했는데 근처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손동작 등을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한가한 시기여서 흔쾌히 알려주셨어요.”
가녀린 외양 이면의 강단이 짐작되는 일화였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이유도 의외였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박지연은 고교 시절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뉴욕에서 연습에 몰입 중인 배우들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초등학교 시절 방송반을 하며 막연하게 품었던 연기라는 꿈이 선명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언제나 절 들었다 놨다 하는 건 연기”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독립영화는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었다. 연영과 재학 시절 ‘평일은 연습, 주말은 단편영화 촬영’이 평범한 일상이었다. 지금도 좀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독립영화가 그의 ‘최애’ 중 하나였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도 독립영화 ‘루비’와 함께 보냈다.
| 사진=영화 ‘봄이 가도’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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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봄이 가도’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한 작품이었다. 3편의 단편 영화를 엮은 이 작품에서 박지연은 한 부부의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상대역은 15년 지기인 동문 전석호. 그는 “부부로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10년 만에 부부로 만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내달 첫 방송하는 SBS 새 토요 미니시리즈 ‘미스 마’다. 중반부에 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그는 “오래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문희 선생님처럼 나이 들어서도 연기하고 싶어요. 오래, 길게 가는 게 목표입니다. 동시에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