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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디오픈(총상금 1080만 달러·우승상금 189만 달러)에 출전한 박상현(35)이 연습라운드를 끝내고 엄청나게 늘어난 티샷 거리에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스코틀랜드 앵커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7402야드)에서 열리는 디오픈은 시멘트 바닥처럼 딱딱한 페어웨이가 선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공이 떨어지면 얼마나 굴러갈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다. 17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연습라운드에 나선 박상현은 깜짝 놀랐다. 그는 “한국에선 드라이브샷 평균거리가 260~270야드에 불과했는데, 이 코스에선 350야드 이상을 보내고 있다”며 “골프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잘 맞았을 때의 결과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은 골퍼라도 18홀 기준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이 70%를 넘기기 어렵다. 10번을 쳐서 3번은 페어웨이가 아닌 곳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엄청난 비거리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박상현은 “공이 러프로 떨어지면 260야드도 보내기 어려워 전혀 다른 골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딱딱한 페어웨이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스틴 존슨처럼 쉽게 350야드를 보내는 장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티샷 한 번으로 공을 그린까지 보낼 기회가 더 많아졌다. 존슨은 연습라운드 중 몇 번이나 티샷을 450야드 가까이 날리는 괴력을 뿜어냈다.
3번은 가장 짧은 파4 홀이다. 길이가 350야드에 불과하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렉(Dog leg) 홀이다. 그린 앞엔 작은 실개천이 있다.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장타자라면 ‘원온’을 노릴 만 하다.
12번홀은 가장 긴 파4 홀이다. 503야드에 달한다. 파5인 14번홀보다 10야드 밖에 짧지 않다. 그만큼 티샷이 중요하다. 공이 러프로 떨어지면 2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버디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18번홀도 499야드로 꽤 긴 파4 홀이다. 페어웨이 중간지점 오른쪽에 3개의 벙커가 있어 실수하면 파를 장담하기 어렵다. 1999년 대회에선 17번홀까지 3타 차 선두였던 장 방드 발데(프랑스)가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 폴 로리(잉글랜드)에게 연장을 허용했다가 역전패를 당한 적도 있다.
최근 말렛 퍼터로 바꿔 적응 중인 타이거 우즈는 거리 욕심보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우선했다. 그는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이런 링크스 스타일의 코스에서는 거리에 대한 부담이 덜 한 편”이라며 “대신 (거리보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조금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연습라운드 중 벙커샷과 그린 주변에서의 퍼트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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