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16년 전 붉은악마여 부활하라

  • 등록 2018-06-12 오전 7:57:38

    수정 2018-06-12 오전 7:57:38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다가왔다. 16년 전, 뜨거웠던 감동과 열정을 다시 끄집어내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시간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얼마 전 골프만삭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의 우승확률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점쳐진다. 16강에 올라갈 확률 역시 20.1%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 유럽 축구팬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승부 예측 프로그램 ‘사커봇’의 러시아 월드컵 예상 순위에서도 한국의 우승 확률은 0.2%로 낮았다.

불안한 외부의 시선을 무시할 수는 없다. 미리 기가 죽을 필요도 없다. 우리는 온 힘을 들이고 결과로 보여주면 또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 때도 우리 축구대표팀에게 후한 평가를 한 적은 많지 않았다.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대표팀을 바라보는 우리 내부의 시선이다. 온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뜨거웠던 열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싸늘함이 먼저 느껴질 정도다.

신태용 호는 천신만고 끝에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성적 부진으로 올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전력은 하루아침에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까지 계속된 평가전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3전 전패’를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로 번지고 있다.

당연히 월드컵 열기도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특수’로 불리던 월드컵 마케팅은 예년에 비하면 조용한 수준이다. 거리 응원 등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아직 뜨거울 정도는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누구인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주인공들이다. 2002년의 감동이 러시아에서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떠올려보자.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민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일부에선 ‘실패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그 어느 올림픽보다 큰 성공을 거두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태극전사들이 흘린 열정과 땀을 함께 느꼈고, 그 감동은 고스란히 가슴에 전달됐다.

러시아로 떠난 축구대표팀은 월드컵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렸다.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에서 소동이 있을 수 있지만, 23명의 태극전사들은 하나가 돼 기적의 드라마를 쓸 준비를 빈틈없이 해왔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는 오로지 태극전사들의 힘으로만 되지 않았다. 국민의 함성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태극전사들은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남은 응원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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