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이 반숙"..KLPGA 선수들의 ‘대프리카’ 생존법

  • 등록 2016-07-30 오전 6:00:00

    수정 2016-07-30 오전 11:58:36

살인적인 더위에 달걀이 반숙이 됐다.(사진=조희찬 기자)
[경산=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성한 신조어, 아프리카와 같은 대구 여름 날씨를 빗댄 것)는 무슨, 그냥 아프리카야.” 라운드를 마친 한 선수가 지인과 통화하며 투덜거렸다.

29일 경상북도 경산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카이도MBC플러스여자오픈 1라운드가 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산의 기온은 섭씨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며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방송 해설을 맡은 김영 위원은 “태국에 온 느낌”이라고 했다. 몇몇 선수들은 “베트남에 전지훈련 온 것 같다”며 땀을 닦았다.

골프장의 체감 온도는 이를 훨씬 웃돈 39도였다. 더위가 꺾인 오후 1시 30분에 달걀을 차 안에 넣은 후 세 시간만에 뺐는데 반숙이 돼 나왔다.

명불허전 ‘대프리카’의 더위에 부채질은 통하지 않았다. 협회에서는 선수들의 탈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식염 포도당을 준비했고, 선수들은 저마다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왔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얼음주머니였다. 라운드를 마친 오지현(20·KB금융그룹)은 “얼음 주머니를 머리에 얹어 머리로 쏠린 열을 식힌다.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 선풍기도 동원됐다. 이승현은 지난주 문영퀸즈파크에서 우승할 당시 이 선풍기 덕을 톡톡히 봤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고진영(21·넵스)의 캐디 딘 허든은 “첫 9홀은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았다. (휴대용 선풍기가)하나 필요할 것 같다”며 휴대용 선풍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다음은 선수들의 무더위 극복 방법이다.

“식염 포도당이면 충분해!” 홍진주가 1라운드 시작 전 식염 포도당을 챙기고 있다.(사진=KLPGA)
“얼음 주머니면 금상첨화” 허윤경이 1라운드 출발전 얼음 주머니와 식염포도당을 챙기며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이승현이 지난 23일 열린 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쓰고 있는 모습. 왼쪽 위 사진은 이승현이 이번 주 챙겨온 휴대용 선풍기와 얼음 주머니.(사진=KLPGA)
“부채가 최고지!” 박유나가 15번홀 티샷 전 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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