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폼으로 분석한 로저스 '괴력투' 비결

  • 등록 2015-08-23 오전 8:11:11

    수정 2015-08-23 오후 2:51:42

자료제공=베이스볼S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 외국인 투수 로저스가 연일 괴력투를 뽐내고 있다.

로저스는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서 9이닝을 완투하며 탈삼진 10개,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한국 무대 네 번째 등판 중 세 차례나 완투를 했고 그 중 두 번은 완봉승이었다.

로저스는 150km를 훌쩍 넘기는 광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하지만 그의 투구폼을 보면 그다지 힘이 들어가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힘을 빼고 살살 던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로저스의 손을 떠난 공은 묵직한 위력과 함께 포수 미트에 꽂힌다. 과연 그의 투구 폼 속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는 것일까.

운동 역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투구폼 전문가 최원호 SBS스포츠채널 해설위원은 “로저스의 투구폼을 보면 하체가 완벽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장력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로저스의 투구 단계 준 스트라이드 단계의 모습을 보자.

자료제공=베이스볼S
화살표 방향의 왼 무릎을 보면 이미 상체가 회전을 하기 전 1루쪽으로 회전을 마친 것을 볼 수 있다. 1루 쪽으로 무릎이 돌아간 것이 그 대목이다. 하체가 회전을 한 뒤에 상체가 회전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하체의 힘을 최대한 상체로 옮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많은 투수들은 이 단계에서 무릎이 펴지기 때문에 힘이 분산되는 손해를 보게 된다.

최 위원은 “우리나라 많은 투수들이 이 부분에서 잘못된 폼을 갖고 있다. 다리의 회전이 채 일어나기 전에 상체가 돌아나온다. 그러다 보니 부상 위험도 높아지고 볼에 힘을 싣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로저스는 이 부분이 완벽하게 이뤄진다. 투구폼을 분석하며 감탄을 했을 정도로 완벽한 하체 회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공을 뿌리는 자세도 완벽하게 힘을 실을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최 위원의 분석이다.

자료제공=베이스볼S
이 동작은 릴리스 포인트로 공을 뿌리기 직전의 단계다.

우선 왼 무릎을 보자. 회전을 마친 뒤에도 무릎이 굽혀져 있다. 여전히 힘을 쓸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운동 역학은 투구하는 팔과 내딛는 다리의 무릎 위치가 가까울 수록 힘을 더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적인 각도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팔의 동작도 완전히 뒤로 꺾여 있다. 마치 몸 전체가 활 처럼 휘어져 있다.

최 위원은 “간단하게 말해보자. 활을 쏜다고 할 때 반쯤 당겼다가 놓는 것과 완전히 당겼다 놓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멀리 힘 있게 가겠는가. 로저스는 상체로만 쉽게 쉽게 던지는 듯 보이지만 투구폼을 분석해 보면 하체를 완벽하게 이용해 그 힘을 상체로 옮겨 공에 싣는 좋은 투구 폼을 갖고 있다. 학문적으로 이상적인 폼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결국 로저스가 쉽게 공을 던지는 듯 보이면서도 위력적인 볼 끝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이상적인 투구 폼을 바탕으로 하체의 힘을 최대한 상체로 이동시켜 공을 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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