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주국제영화(JIFF)의 개막작 ‘폭스파이어’의 로랑 캉테 감독이 25일 개막식 무대에서 한 말이다. 그는 신인 감독이었던 시절 영화 ‘인력자원부’로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가한 후 두번째 작품으로 다시 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클래스’란 영화로 200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세계를 인정받았다.
로랑 캉테가 신인감독에서 13년 만에 유명 감독으로 올라선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안타깝게도 성장이 멈춘 듯하다. 14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사소한 실수와 매끄럽지 못한 영화제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개막식 상영 때도 그랬다. 상영관의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불빛이 들어왔다. 관객들은 거장의 새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숨을 죽였다. 하지만 영화는 시작되지 않았다. 곧 영화관에 다시 불이 켜졌다. “필름 로딩 문제로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관객들은 술렁이며 뒤를 힐끔 돌아봤다. 5분 뒤 영화는 시작됐지만, 영화제의 하이라이트 개막작부터 일어난 사고에 찝찝한 뒷맛을 지울 수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로랑 캉테 감독을 설명해주는 보도자료에는 잘못된 정보가 수두룩했다. 보도자료에는 데뷔작이 ‘인력자원부’로 소개됐지만, 그의 첫 작품은 1997년에 만들어진 ‘상기네르 섬’이다. 로랑 캉테 감독은 이날 개막식 무대위에서 “두 번째 작품으로 첫 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타임아웃’이란 작품으로 58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고 보도자료에 적혀있지만, 당시 황금사자상은 영화 ‘몬순 웨딩’의 미라 네이어 감독이 수상했다.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도 보도자료와 같은 잘못된 정보가 올라와있다. 포털사이트 영화정보에 따르면 ‘타임아웃’은 당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동키호테상’을 받았다.
이날 전주에서 만난 택시 운전 아저씨는 이런 말은 했다. “예전보다 많이 식었어요. 많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를 가까이 지켜보는 시민의 목소리라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