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5일 FINA(국제수영연맹) 홈페이지에는 '2009년 공인 수영복 리스트'라는 제목하에 26개사 387종의 수영복 모델명이 실렸다. 1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입어도 괜찮은, 즉 세계신기록을 세울 경우 기록을 공인받을 수 있는 수영복 종류를 명시한 것이다.
최근 세계 수영계에선 바로 이 수영복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첨단 수영복'을 입는 것만으로 기록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과학기술이 만든 도핑(금지약물복용)'이라는 말까지 낳은 '첨단 수영복'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①물의 저항 감소
전신 수영복이든 하체만 가리는 반신 수영복이든 첨단 수영복의 핵심은 물과의 마찰로 생기는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수영 담당 송홍선 박사는 "첨단 수영복은 신체를 타고 흐르는 물의 마찰저항, 물결을 헤칠 때 생기는 조파(造波)저항을 미세하게 줄여준다"고 말했다.
작년 2월 스피도사(社)가 NASA(미 항공우주국)의 도움을 받아 '레이저 레이서(수영복 명칭)'를 출시하면서, 수영복 경쟁은 불붙었다. 그 효과는 분명했다. 2008년 한 해에만 54개의 롱코스(50m 풀에서 하는 경기) 세계신기록이 나와, 이전 3년(2005~2007년)간 작성된 것(48개)보다 많았다.
②근육의 움직임 개선
③부력 증가?
첨단 수영복이 부력(浮力)을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에 대해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알랭 베르나르는 지난 4월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6초94를 기록, 처음으로 47초의 벽을 깼다. FINA는 베르나르가 입은 수영복(아레나 X-글라이드)이 지나치게 부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6월 X-글라이드를 뒤늦게 승인하면서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